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지만 개인 해외투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집값 역시 최근의 하락세가 장기화되려면 추가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환율 흐름과 관련해 “원·달러 환율이 상당 폭 낮아졌다”면서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규모를 200억 달러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환율 상승 기대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결정으로 환율이 1500원대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그동안 달러를 (은행에)예치해두던 기업들이 보유 물량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환율이 하락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환율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과 기업의 해외투자 유출은 상당히 줄었지만 개인의 해외투자는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2월 중순까지도 지난해 10~11월과 비슷한 규모로 이뤄져 외환시장 수급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정부 대책 영향으로 집값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이러한 변화가 장기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를 조절하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주택 공급, 세제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그는 “수도권 집중 현상도 완화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주택을 아무리 많이 공급해도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수정경제전망을 공개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 성장률은 1.9%에서 1.8%로 낮췄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올해 성장률은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내년에는 수출 물량 증가세가 완만히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작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 정부의 임시 관세 조치로 우리나라에는 기존과 동일한 관세율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아직까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품목별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영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