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요금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게시 가격을 지키지 않은 음식·숙박업체에는 최초 적발부터 ‘경고’ 대신 ‘영업정지 5일’ 처분이 부과된다. 숙박업의 경우 4번 적발되면 문을 닫아야 한다. 숙박업체는 또 비성수기·성수기에 얼마까지 가격을 올려 받을 것인지 1년에 한 번 사전 신고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
관계부처는 25일 국가관광전략회의를 통해 이런 내용의 ‘바가지 요금 근절 대책’을 마련했다. 최근 부산에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공연 기간 숙박비가 폭등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요금을 씌운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 부당 운임 받는 택시도 1차 적발부터 자격 정지 30일
우선 음식·숙박업의 가격 미표시·미준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관련 법은 요금표 게시와 게시된 요금 준수 의무를 위반하면 1차에 시정명령, 경고 등 비교적 가벼운 제재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1차 위반부터 ‘영업정지 5일’을 매길 방침이다. 4번 이상 적발되면 영업정지나 사업등록 취소, 영업장 폐쇄 명령이 내려진다. 특히 농어촌민박업이나 외국인도시민박업은 그동안 영업정지 같은 제재 규정이 없었는데, 이번에 신설하기로 했다.
숙박업체가 가격 인상과 재판매를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기존 예약을 취소해 버리는 경우에도 제재할 방침이다. 가격 미표시와 동일하게 1차 적발부터 영업정지 5일이 매겨진다. 또 소비자에게 계약금 환급이나 배상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정비할 방침이다.
부당한 운임을 받는 택시도 제재된다. 1차 행위 적발 시 바로 자격정지 30일이 부과되고, 2차와 3차 적발 땐 각각 자격정지 60일, 자격취소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강화한 제재 규정을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상반기 중 법 개정이 목표”라며 “이후 후속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해 연내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 숙박업체 매년 성수기·비성수기 때 받을 가격 상한 신고해야
정부는 이번에 이른바 ‘바가지 안심 가격 제도’(자율 요금 사전 신고제)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숙박업체가 자율적으로 성수기, 비성수기, 주말, 평일, 특별 행사 등 경우에 따라 ‘숙박 요금’ 상한을 사전 신고하고, 이를 공개하게 한다는 것이다. 업체가 이런 시기별 요금을 사전 신고하지 않았거나, 이를 초과해서 요금을 매기면 영업정지 등 제재가 부과될 방침이다.
이때 업체가 사전 신고하는 가격의 ‘상한’은 따로 두지 않는다. 정부 관계자는 “가격 결정 과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없다”며 “상한을 따로 두지 않는 대신, 자체 홈페이지나 야놀자 등 숙박 예약 플랫폼(OTA)에 신고 요금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가 직접 비교·선택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단 신고 주기는 연 1회로 설정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너무 자주 신고를 할 수 있으면 가격 상한을 정하는 것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사전 가격 신고제가 적용되는 것은 우선 숙박업뿐이다. 음식점은 원가 변동성이나 업체별 가격 편차 등을 감안해 이런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제주도에서 2008년부터 시행 중인 ‘렌터카 대여 요금 사전 신고제’를 규정한 조례를 참고했다. 다만 최근엔 일부 렌터카 업체에서 애초 신고 요금을 높게 책정해 두고 비수기에 대폭 할인하는 ‘꼼수’를 쓰고 있어, 제주도는 ‘최대 할인율’ 규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조례를 개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제도가 실효성이 있다면, 타 지역에도 (교통 분야에) 유사한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바가지요금 피해 등 불편을 겪은 관광객은 지방정부 통합신고(☎지역번호+120)나 관광불편 통합신고(☎1330)로 신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