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600선을 넘어선 지 단 하루 만에 5700선과 5800선을 잇따라 돌파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31% 오른 5808.53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다. 또 5700선과 5800선을 하루 사이에 넘어선 것이다. 코스피는 전날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반도체가 앞장서고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급등하며 전체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5800선 돌파한 코스피, 삼성전자-하이닉스도 상승 마감

국내 시가총액 2위이자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는 6.15% 폭등해 사상 최고가인 94만9000원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SK하이닉스 주식 3640만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5%를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도 0.11% 올라 19만100원에 마감했다.

방산주들은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커진 덕을 봤다. 대표적인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09% 폭등하며 124만2000원을 기록했고, LIG넥스원도 5.08% 급등한 48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한화오션(6.61%), HD현대중공업(4.88%), 한국카본(4.08%) 등 조선주는 미국의 조선 역량 재건 방안을 담은 ‘해양 행동 계획’에 따라 한미 조선업 협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이틀 연속 4% 넘게 급등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방산·원자력 관련 종목이 각종 정책 수혜를 받으며 상승했고, 지금까지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SK하이닉스까지 반등하며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도 옮겨붙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 협상 중인 이란에 ‘10일간의 최후통첩’을 보냈다는 소식에 글로벌 금융 시장이 약세를 나타낸 것은 악재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는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고, 안전 자산인 금은 다시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공포 심리도 번졌다. 미국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털이 일부 펀드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혀 연쇄적인 신용 경색 우려도 나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오어진

하지만 글로벌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6000선에 바짝 다가서는 강한 상승세를 보이자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속속 높여 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지수 레벨(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 예상치 상단을 기존 5650에서 7250으로 대폭 올렸다. 하나증권도 마찬가지 이유로 향후 1년 뒤 코스피가 최대 7900선에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큰 폭의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주가의 추가 상승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가 최저 43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