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부산항의 모습. /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올렸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세가 성장률 상향 조정의 배경이 됐다. 다만 건설투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며 전망이 오히려 어두워졌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KDI는 11일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1.8%)보다 0.1%포인트 높인 것이다. 지난해 성장률(1.0%)의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1%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웃돌며 경기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수출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최근 올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매출액 증가율을 기존 전망(17.8%)보다 두 배 이상 높은 39.4%로 상향 조정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KDI는 이를 반영해 올해 수출(실질 기준) 증가율을 2.1%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1.3%)보다 0.8%포인트나 올린 것이다. KDI는 “미국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있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며 상품 수출 하방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1488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1231억달러)보다 257억달러 증가한다고 본 것이다. 기존 전망치(1037억달러)와 비교하면 451억달러나 확대된 수치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유 수입 가격 하락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민간소비도 기존 전망치(1.6%)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누적된 금리 인하 효과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실질소득 개선이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설비투자 역시 기존 전망(2.0%)보다 0.4%포인트 높인 2.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건설투자 전망은 대폭 하향 조정됐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가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2.2%)보다 1.7%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KDI는 “건축 수주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수주가 실제 건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건설투자 실적치에 나타난 회복 지연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하며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건축 수주와 건축 착공 면적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수주는 늘어나는데 공사 착수가 지연되고 있다는 의미다. KDI 관계자는 “누적된 건설 수주에도 불구하고 지방 부동산 경기 둔화 등에 따른 공사 착수 지연으로 건설투자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물가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예상됐다.

취업자 수는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19만명)보다는 축소된 수치다.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영향이다. 실업률은 전년과 같은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