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IC를 지나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방향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설 연휴를 앞두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속도로 교통 안전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고 12일 밝혔다. 반복되는 명절 교통사고에 대해 사후 단속이 아니라 사고 위험을 예측해 대응하는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이 이번 설 연휴에 지정한 교통사고 주의 구간은 40곳이다. 사고 주의 구간은 단계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여름휴가철은 22곳, 지난해 추석은 30곳에 이어 이번 설에는 40곳이 지정됐다.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과 운행기록분석시스템 등에서 모은 데이터를 토대로 AI가 위험도를 산출했다. 교통사고 위험도 지수와 등급을 산출하는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을 활용한 결과다. 지정 구간에는 도로 전광판을 통해 ‘사고 주의’ 문구가 표출된다.

수도권에서는 경인선 신월IC 인근과 수도권 제1순환선 구리요금소 주변, 서울양양선 강일IC 등이 포함됐다. 동대문구 경동시장 앞 교차로와 강남구 대치우성아파트 앞 교차로 등 일반 국도 구간도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

AI 전좌석 안전띠 착용 검지 시스템. /국토교통부 제공

◇ 전 좌석 안전벨트 AI 검지 확대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 좌석 안전띠 착용 검지 시스템 확대다. 적외선 카메라와 AI 딥러닝 기술이 주행 차량의 앞·뒷좌석 탑승자 안전띠 착용 여부를 자동 판별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검지 정확도는 앞좌석 98.9%, 뒷좌석 95.1% 수준이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추석 경부고속도로 서울 요금소 1개 차로에서 시범 운영한 뒤 이번 설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지선 서대구 톨게이트와 경부고속도로 북대구 톨게이트까지 운영 범위를 확대한다.

안전띠 착용은 법적 의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동차 운전자는 운전 중 안전띠를 매야 하고 동승자에게도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3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13세 미만 어린이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거나 유아보호용 장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6만원이 부과된다. 다만, 이번 설 연휴에 운영되는 AI 검지 시스템은 과태료 부과와 직접 연계되지는 않는다. 톨게이트 전광판을 통해 착용 안내 문구를 제공하는 예방 중심 방식으로 운영된다.

안전벨트 미착용은 사망 위험과 직결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중 24.5%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였다. 연평균 약 40명 수준이다.

2018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착용률은 여전히 낮다. 2024년 기준 한국의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69.65%로 호주(96%), 독일·캐나다(95%), 미국(82%)보다 낮은 수준이다.

고속도로 단속 방식도 바뀐다. 도로공사는 순찰 차량에 AI 자동판별 기능을 탑재한 장비를 활용해 적재불량, 지정차로 위반, 갓길 통행 등을 실시간으로 판별하고 공익신고 절차로 연계할 방침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번 설 연휴 기간 전국 이동 인원이 총 27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귀성 차량은 15일 오전, 귀경 차량은 17일 오후에 가장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도로 하루 평균 통행량은 525만대로 지난해보다 14.1% 증가할 전망이다. 설 당일인 17일에는 교통량이 61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