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뉴스1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비트코인 62만개를 잘못 지급한 사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사고로 인한 거래소 내 비트코인 시세 급락 과정에서, 빗썸 측에 담보로 맡긴 비트코인이 강제 청산당한 피해 사례가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금융 당국은 빗썸에 대한 검사에 전격 착수했다.

10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빗썸에서는 지난 6일 비트코인 오지급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며 단기간에 비트코인 시세가 다른 거래소보다 10% 이상 낮은 81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한 피해가 비트코인을 담보로 잡고 다른 가상자산을 대출해 주는 빗썸의 ‘렌딩’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돌아갔다.

렌딩 서비스를 이용해 빗썸 측으로부터 가상자산을 빌리는 이용자는 자신이 소유한 다른 가상자산을 담보로 맡겨야 한다. 그런데 만약 빗썸 측이 담보로 잡아둔 가상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 밑으로 폭락하는 경우, 빗썸은 자동적으로 담보를 팔아 원리금을 회수해 간다. 빗썸 오지급 사고 당일, 이 같은 강제 청산 시스템이 작동했다.

이날 빗썸에서는 강제 청산이 총 64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비트코인 가치 하락에 따른 강제 청산으로 알려졌다. 피해 규모는 최소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빗썸은 시세 급락에 겁을 먹고 비트코인을 팔아 치운 ‘패닉 셀’ 이용자들의 피해 금액만 10억원 안팎으로 발표했다. 이번에 실제 강제 청산 사례가 추가로 확인된 만큼 소비자 피해가 더욱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빗썸은 국회에 제출한 경과 보고 자료에 “강제 청산은 현황을 파악한 후 전액 보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빗썸에 대해 전격 검사에 돌입했다. 사고 발생 직후 금융위원회 등과 공동으로 긴급 대응반을 구성하고 현장 점검에 나선 뒤, 곧바로 검사로 이어진 모습이다. 금감원은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을 크게 웃도는 규모를 지급하게 된 경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잘못 입력된 가상의 데이터에 불과한 것이 거래까지 돼버린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했다.

빗썸은 자체 자산과 이용자에게 받은 물량을 합쳐 비트코인 4만60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번 사고에서 이용자에게 지급된 비트코인은 62만개로, 보유 물량의 12배가 넘는다.

금융 당국은 이 같은 ‘유령 코인’ 지급을 막지 못한 빗썸의 내부 통제 시스템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빗썸 내부 장부에서 이용자들에게 비트코인을 ‘에어드롭(무상 지급)’할 때 한도가 없는 시스템, 다중 점검 없이 실무자 혼자 가상 화폐 지급을 결정할 수 있었던 구조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이를 두고 “검사 결과를 반영해 가상 자산 2단계 입법에서 강력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