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두고 “소비 개선에 따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생산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KDI는 설비 투자 부진과 건설 경기 위축 장기화 등은 우리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봤다.
9일 KDI는 ‘경제 동향 2월호’에서 “투자가 다소 부진하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소비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작년 5~10월 ‘경기 둔화’ ‘미약’ 등 부정적인 진단을 내놓은 KDI는 작년 11월 ‘경기 개선’이라는 표현을 꺼내 들며 긍정 평가로 돌아섰다. 12월과 1월에 이어 이달에도 소비가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비슷하게 진단했다.
KDI는 소비 개선이 생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상품 소비를 반영하는 소매 판매액과 서비스 소비를 반영하는 서비스업 생산 모두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승용차(12.6%) 판매액이 전년 동월 대비 크게 늘면서 12월 전체 소매 판매액은 1.2% 증가했다. 작년 9월(2.2%), 10월(0.4%), 11월(0.8%)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다. 12월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9.1%), 전문·과학·기술(5.7%), 금융·보험(3.6%)을 중심으로 3.7%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2월(1%)부터 11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에 힘입어 12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작년 10월 3.6% 감소했던 산업생산은 11월 0.4% 증가하며 반등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는 서비스업의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전산업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 상승세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는 가운데, 소비자심리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0.3%), 자동차(-2.5%)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이 줄어들었다. 12월 제조업 중심의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작년 10월(-8.3%)부터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KDI는 “미국 관세 부과 등으로 자동차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는 수요 급증에도 공급이 다소 제약되면서 제조업 생산이 소폭 감소했다”고 했다.
KDI는 설비투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3% 감소했다. 10월(-4.5%), 11월(-0.2%)에 이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흐름이다. 감소 폭을 기준으로 2023년 8월(-14.7%) 이후 2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시공 실적(건설 기성) 역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건축 부문은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해 3분기(-12.8%)보다 감소 폭이 커졌고, 토목 부문도 작년 3분기(-8.7%)보다 4분기(-12.7%)에 감소 폭이 커졌다.
KDI는 “설비투자는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기계류를 중심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이라며 “건설투자의 부진한 흐름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