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 아직 100일이나 남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두고 올린 글이다. 이 대통령은 주말 동안 SNS에 부동산 메시지 4개를 올리며 연일 다주택자에게 ‘낮은 세금으로 집을 팔 마지막 기회’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부동산 정상화는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최고 성과로 꼽히는 계곡 불법시설 정비사업의 논리는 단순하고 명료했다. 모두의 것인 자연을 특정 집단이 수십 년간 점유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일종의 도둑질이며, 그렇기에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이 대통령이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다.’ 즉, 주택을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닌 거주권 중심의 공공재로 정의하는 행보는 과거 계곡의 공공성을 회복시키려던 의지와 겹쳐 보인다. 불법 점유된 계곡을 시민에게 돌려주었듯, 투기 수요로 왜곡된 주택 시장을 실수요자에게 돌려주겠다는 논리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시장 교란의 주체로 설정했다. 그리고 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비롯해 자신의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야당과 언론에도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계곡 불법시설 정비사업 때처럼 투기성 다주택자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내고, 부동산 세금 인상 등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선 이 대통령의 이런 시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은 계곡 불법시설 정비사업 때처럼 굴착기로 부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계곡 정비는 불법이 명확한 점유물을 제거하면 됐지만, 부동산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재산권과 복잡한 시장 원리가 얽힌 생태계다. 성공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구조적 차이가 큰 셈이다.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역설적으로 증여나 버티기에 들어가 매물이 잠길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주택자의 매물이 잠기면 매매 시장을 넘어 전월세 시장까지 불안이 번진다. 거래가 끊기면 전월세 물량이 감소해 서민의 주거 비용을 상승시키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미 과거 여러 번 경험했던 사실이다.

무엇보다 아직 시장에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2일엔 서울 강남에 4억원 낮춘 급매가 나왔다는 언론 기사를 공유했다. 양도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장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다소 다르다.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인기 있는 아파트 매물은 크게 변화가 없고, 그나마 나온 매물도 호가를 많이 내리지 않았다”면서 “급하게 처분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강남의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이 정부 출범 당시 이미 증여 등 아파트를 정리한 다주택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나머지 다주택자는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거래가 묶여 사실상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계곡의 평상은 걷어내면 그만이지만, 부동산 시장은 심리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