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가운데, 향후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을 두고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워시 지명자가 그의 임명권자인 트럼프 대통령 기조에 맞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그간 매파적 성향을 보여온 워시가 정반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일 한국은행 워싱턴 주재원과 뉴욕사무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워시가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 이전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다른 연준 의장 후보들에 비해 매파적인 이력을 갖고 있지만, 최근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발언을 계속해 왔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다만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한 시각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잘 안착된다면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을 재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2009년 금융위기와 2020년 초 코로나 시기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시장에서 사들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에 재투자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 풀렸던 돈을 연준이 다시 거둬들이면서 유동성이 줄어든다.
반면 JP모건은 워시가 갈수록 기존의 매파적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JP모건은 “워시 전 이사가 과거 매파적 기조에서 최근 비둘기파 기조로 전환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간 선거 이후나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로 갈수록 매파적 견해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추진할 경우 장기 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모기지 금리를 낮추려는 행정부와 정면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해외 IB들은 워시가 자신의 신념을 연준 내에서 정책으로 현실화시키는 데는 내부의 큰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에 빠르면 워시는 “양적 완화(QE·Quantitative Easing)가 연준의 자의적인 신용 배분 정책으로 시장 신호를 왜곡한다고 비난해 왔다”며 “인위적으로 금리를 장기간 억제해 미국 정부의 부채 축적을 가능케 왔다는 시각”이라고 했다.
또 워시는 지나친 데이터 의존성, 통화정책에 기후·포용성 이슈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오만 등을 연준의 문제로 지적해왔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 같은 이유로 워시 전 이사가 경제전망(SEP)의 빈도를 줄이거나 기자회견 등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FOMC가 합의체 의사결정기구임을 고려하면 연준 의장 단독으로 정책 변화를 추구할 경우 상당한 내부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