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고령층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정부가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은 ‘쉬었음 청년’이 늘어나자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50대에서도 쉬었음 인구가 늘고 있다. 20~30대가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쉬고 있는 데 반해, 40~50대는 일자리 ‘자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정부가 ‘쉬었음 청년’뿐만 아니라 ‘쉬었음 중년’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쉬었음 청년 72만일 때 중년은 67만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3년 64만1000명이었던 쉬었음 중년은 2024년 66만7000명, 2025년 67만4000명으로 늘었다. 쉬었음 중년이란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최근 일주일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직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40~50대다. 이로써 최근 3년 내내 쉬었음 중년은 증가했다.

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않고 쉰 이유는 “몸이 좋지 않아서”였다. 매년 8월에 시행되는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몸 컨디션을 이유로 쉬었다고 응답한 40~50대는 전체의 44.6%(31만명)이었다. 주목할 만한 건 “일자리(일거리)가 없어서”라고 답한 40~50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쉰 40~50대는 2023년 8.8%(5만8000명), 2024년 10.4%(7만2000명), 2025년 14.1%(9만8000명)으로 늘었다.

◇ 954만 베이비부머 은퇴하는데… 중년 재취업 정책 실종

일자리가 없어서 쉰다고 답한 중년이 많았다는 점은 쉬었음 청년과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다. 20~30대가 쉰 주된 이유는 근무 조건, 위치 등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서”(31.2%·24만2000명)였다.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쉬었다고 답한 비율은 9.1%(7만1000명)에 불과했다. 번번이 면접에서 탈락해 최근 취업 의지가 꺾인 A(49)씨는 “면접장에 가면 어린 친구들이 많다”면서 “회사가 노골적으로 말을 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발목을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5년 10월 14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경기도 5070 일자리 박람회’를 방문한 구직자들이 구인공고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그럼에도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청년 취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고용 절벽에 내몰린 우리 청년들 현실을 국가적 위기로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발맞춰 재정경제부도 “청년층 취업 역량 강화 등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년 재취업은 청년 취업에 비해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단일 세대 중 가장 규모가 큰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954만명)가 향후 9년에 걸쳐 법정 은퇴 연령인 60세에 진입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부머가 은퇴하면 2034년까지 매년 평균 경제성장률을 0.38%포인트(p) 떨어뜨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은퇴 시기가 빨라져 중년들이 노동시장에 다시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쉬었음 중년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없다시피 한다”면서 “(중년이) 재취업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