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금융회사들이 해외 주식 등으로 들고 있어 환율 변동 리스크(위험)에 노출된 달러 자산 규모가 외환시장 월평균 거래량의 25배에 달해 원화 환율이 급변할 경우 한국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취지의 국제 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지난달 25일 서울의 한 증권사의 미국 주식 관련 광고. /연합뉴스

18일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외환시장 규모 대비 환율 변동 리스크에 노출된 달러 자산(환노출 달러 자산)의 배율이 25배로 18개 주요국 중 상위 네 번째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시장 규모는 월평균 거래량을 뜻한다. 주요국에는 홍콩, 케이먼군도 등 조세회피처로 거론되는 곳은 제외됐다.

이 배율이 높으면 국가 경제가 환율 변동성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다. 환율이 조금만 움직여도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려는 달러 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그 나라 외환시장에 쏟아져 더 크게 환율을 요동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규모 대비 환노출 달러 자산 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대만으로 약 45배에 달했다. 대만의 달러 자산 규모는 우리나라와 엇비슷하지만, 외환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배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의 환노출 달러 자산 배율(25배)은 캐나다, 노르웨이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노르웨이도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가 많은 국가로 꼽힌다. 절대적인 해외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일본이 가장 크지만, 일본은 외환시장 규모 역시 크기에 배율은 20배보다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들은 외환시장 규모 대비 환노출 달러 자산이 한 자릿수 배율에 그쳤다. 이 국가들은 달러 자산 규모 자체가 적고 유로나 파운드 등 기축통화를 사용하고 있어 외환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배율이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과 대만은 비(非)기축통화국이어서 외환시장 규모가 작고, 시장 참여층도 얕아 환율 변동성에 더 크게 노출되기 쉬운 것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일부 국가는 환노출 달러 자산이 외환시장의 깊이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크다”며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흐름이 단기간에 집중될 경우 과도한 (환율) 변동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