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뒤에도 유망한 장기 투자처는 어디일까. 글로벌 자금은 이미 ‘우주’로 향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우주 관련 기업 19곳의 시가총액은 1년 새 약 450억달러에서 1310억달러로 불어나며 3배 가까이 커졌다. 로켓랩, AST스페이스모바일, 하이코 등 주요 우주 기업들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했다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우주에 투자합니다’의 저자 한대훈 씨는 “남보다 한발 앞서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을 만든 제프 베이조스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가 막대한 자산을 우주 산업에 쏟아붓고 있다”며 “선구안으로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이 우주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자금 몰리는 신생 우주 ETF
우주는 텐배거(10배 수익)를 꿈꾸는 성장주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테마이지만, 어떤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지 개인이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유망 기업 여러 곳에 분산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우주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는 1월 현재 네 개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쏠리는 상품은 하나자산운용의 1Q 우주항공테크 ETF다.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31거래일 연속 개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성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생 ETF에 개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최초로 미국 우주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라는 점이 부각된 데다, 미래에셋증권에서 연금 고수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ETF 1위에 오르며 신뢰도도 높아졌다. 시장 트렌드에 밝은 연금 가입자들이 장기 투자 관점에서 계좌에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22%에 달한다. 로켓랩(민간 로켓 발사 기업)과 조비 에비에이션(에어택시 개발사) 비중이 16~17%로 높고, GE에어로스페이스, 팔란티어, AST스페이스모바일 등도 주요 편입 종목이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으로 우주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ETF 성과도 선방했다”며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S&P500 지수 톱10 기업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만큼, ETF에서도 즉시 핵심 종목으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스페이스X와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데이터센터를 우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저궤도 위성 제작·발사, 우주 클라우드, 지상 게이트웨이 등 관련 밸류체인 전반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럽·일본 등으로 투자 범위 넓힌 상품도
미국 우주 기업에 집중하는 상품 외에도, 투자 대상을 유럽과 일본 등으로 넓힌 ETF도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유망 종목을 선별해 편입하는 액티브 상품이다. 미국(로켓랩, RTX)과 유럽(롤스로이스, 라인메탈), 일본(미쓰비시중공업) 등 전 세계 기업들을 편입한다. 순자산 2700억원으로, 우주 ETF 중에선 가장 규모가 크다.
조상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전략본부장은 “패시브 ETF는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이미 많이 오른 종목도 기계적으로 들고 가야 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액티브 ETF는 확실한 기술적 해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 기업은 매니저가 선제적으로 비중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자산운용의 WON미국우주항공방산 ETF는 지난 2022년 출시된 상품이다. 로켓랩, 카르마홀딩스, 크라토스 디펜스, ATI 등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관련 미국 회사에 분산 투자한다. 최근 1년 수익률은 60%.
✅미국 UAM 시대 겨냥한 ETF도 등장
작년 말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드론UAM TOP10 ETF는 도심 항공 교통(UAM)을 중심으로 드론과 항공 기체 제조, 핵심 부품 관련 기업 10곳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UAM은 도시화로 인한 지상 교통 포화 문제의 구조적 해법으로 꼽힌다. 미래형 항공기인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온 데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정책 모멘텀이 더해지면서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김천흥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UAM과 드론은 단순한 미래 기술을 넘어 교통과 물류를 아우르는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이라며 “국가 차원의 UAM 인프라 상용화가 가시화되는 2026년은 UAM 상업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우주 ETF, 최근 한 달 수익률 60%
국내 우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는 두 개가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우주항공&UAM 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57%에 달해 웬만한 레버리지 상품을 능가한다. 쎄트렉아이, 인텔리안테크, 한국항공우주, 에이치브이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최근 주목받는 종목들이 편입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 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3%로 한화자산운용 상품보다는 낮지만, 1년 수익률은 209%로 오히려 앞선다. 지난해 방산 테마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LIG넥스원, 현대로템, 현대시스템 등 방산 기업 비중이 높아 수혜를 입었다. 편입 비중은 한국항공우주가 25%로 가장 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현대로템, 현대시스템 등이 주요 구성 종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