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퍼 사이클(초호황) 효과에 힘입어 올해 우리 경제가 2% 성장할 것이라고 정부가 전망했다. 정부가 내놓은 전망치는 사실상 성장 목표다. 새해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가 추산한 작년 성장률인 1%의 두 배다.

재정경제부는 9일 ‘새해 경제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반도체 호조와 소비 증가세 확대 등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8월 전망(1.8%)보다 0.2%포인트 높은 2%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을 뜻하는 잠재 성장률(1.8%)을 웃돈다. 정부가 이렇게 내다본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호황이다. 전 세계적인 AI 열풍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며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이에 따라 관련 설비 투자와 공장 등 건설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그래픽=양진경

전기차 전환금 100만원 추가 지원, 대중교통비 환급 확대, 아동수당 인상 등 재정으로 돈을 푸는 효과가 민간 소비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정부는 반도체 호조와 내수 개선이 경기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하락과 양극화 등 구조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봤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산업 호황의 수혜가 대기업과 40·50대, 수도권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효과를 걷어내면 올해 성장률은 1%대 중반에 그칠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 분석이다. 중견·중소기업과 청년, 수도권 외 지역 거주자들의 체감 경기는 호황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올해는 모든 분야에서 성장을 이뤄내는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이라면서도 “지금 한국은 이른바 ‘K자형 성장’이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K자형 성장은 고성장하는 계층과 저성장하는 계층이 나뉘어 성장 그래프가 알파벳 ‘K’ 모양으로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외형과 지표만 보면 우리 경제는 분명히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다수의 국민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엇보다 K자형 성장의 그늘이 미래를 짊어지는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 부처는 청년과 중소벤처기업, 그리고 지방이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