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말로 예정된 공공기관운영회(공운위)에서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것인지를 두고 “지정 안 될 것으로 기대하고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5일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기자단과 신년 인사회를 갖고 이처럼 말했다. 현재 금감원은 공공기관이 아닌 금융위원회 산하 ‘무자본 특수 법인’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이 원장은 이를 두고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이미 금감원은 조직과 예산과 관련해 자율성이 없고, 금융위가 전부 결정을 한다”며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공운위를 담당하는 재정경제부가) 옥상옥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기관의 중립성·자율성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고, 소위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했다.

이날 이 원장은 쿠팡이 자회사인 쿠팡파이낸셜을 통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관련해 현장점검을 넘어서 현장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장점검은 운용 실태 등을 살펴보는 차원인 반면, 현장검사는 위법 사항을 확인할 경우 제재로 이어진다.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이 이자율 산정 기준을 매우 자의적으로 결정해, 결과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도덕적으로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 등 유통 플랫폼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도 예고했다. 이 원장은 “유통 플랫폼은 이제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며 “사고가 나면 전 국민이 고통을 겪는 일이 반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자 결제를 중개하는) 전자 금융 업체들은 사이버 보안 사고가 나면 그대로 제재에 들어갈 수 있고, 심지어 사전 규제도 받는다”며 “그런데 정작 몸통인 유통 플랫폼들은 전자상거래 업체라 그러한 규제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최근 제기되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와 관련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특히 작년 말 BNK금융지주 회장 선거 과정에서 후보 등록 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설정하는 등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두고 “회장 후보로 지원하려고 했던 분들의 문제 제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으로) 3년 임기 2번 총 6년이 지나는 동안 차세대 리더십으로 내세웠던 분들은 ‘골동품’이 된다”고도 했다.

한편, 금감원이 금융위, 한국거래소와 함께 꾸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확대하는 방안을 두고는 “포렌식 인력을 확대하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앞서 착수한 사건들의 포렌식도 다 못 마쳤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며 “이재명 대통령 지시대로 합동대응단 내 팀을 2개로 나누되, 포렌식팀은 별도로 둬서 신속한 수사를 뒷받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