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로 대여(對與) 공세와 당내 단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양새다. 취임 이후 줄곧 ‘여당과 싸우자’라고 강조한 장 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세우면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자는 기류가 형성됐다. 다만 장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여전히 길지 않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에 대한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친 후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뉴스1

장 대표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40분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종료했다. 장 대표는 총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해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장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내려오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본회의장과 로텐더홀에서 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솔선수범이라는 측면에서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친윤(親윤석열)계와 친한(親한동훈)계 모두 동일하다. 친윤계와 친한계는 그동안 비상계엄 사과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 등을 두고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는데,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로 이런 당내 갈등이 가라앉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KBS라디오에서 “당의 대표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먼저 내가 선봉에 서겠다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결의로 당에서 서 있는 지점이 다른 사람들도 쫙 하나로 모일 수 있다”고 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도 전날 KBS라디오에서 “당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로 민주당의 입법 횡포에 대한 반대 의사를 실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은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 효과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저조한 당 지지율,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된 당원 게시판 논란, 당원 비율 70% 공천 규칙(룰) 등 당내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태다. 당내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장동혁 지도부가 교체될 것이라는 ‘2월 위기설’도 돌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 안팎에서 다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악법을 강행하고, 당 지지율이 낮을 때 장 대표의 대처가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의원들이 제안했던 외연 확장 요구들을 신년부터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여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