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쿠팡 관계자 간 오찬 회동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쿠팡 대관 로비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며 명확한 사실관계 규명을 촉구했다. 여당은 “대화 내용이 불분명해 로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개인정보유출 사고의 본질과 무관한 정쟁이라고 맞섰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민병기 쿠팡 대외협력 총괄 부사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2.17/뉴스1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가 국정감사 한 달여 전인 9월 5일 박 전 대표 등과 호텔 식당에서 오찬을 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오찬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관 업무와 엮여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성범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피감기관 대표를 만나 인사청탁을 했다는 (보도)내용이 있다”면서 사실관계 규명을 촉구했다. 박정훈 의원도 “(오찬) 돈을 누가 냈는지, 누가 초청했는지,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는 쿠팡이 어떤 식으로 (국회에) 로비했는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청문회의 목적이 쿠팡 개인정보유출 사고의 원인 규명과 피해 대책 점검이라고 강조하며, 오찬 논란을 정쟁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쿠팡 오찬 논란은) 김범석 증인을 보호하기 위한 행태일 수 있다”며 “지금은 쿠팡 청문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해) 사실을 확인해서 보고하겠다”고 했다. 여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쿠팡 대표와 회사 임원의 녹취록은 김 원내대표와의 식사 대화를 전언했는지, 어떤 대화 내용을 전달했는지 불분명하다. 로비라고 단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여야 모두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오찬에 배석한 민병기 대외협력총괄 부사장에게 “누가 비용을 냈는지, 비용 내역 영수증을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 부사장은 “제가 계산하지 않아서 누가 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반복하며 국회의 영수증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오찬 대화 내용에 대해선 “7월 (김 원내대표의) 서초 물류센터 방문이 있었다”면서 “물류센터 냉방 시설 점검 결과 이야기가 주였다. 국감 일정은 9월 중순이라 (오찬 당시엔) 국감 이슈가 부각되지 않았다”고 했다.

오찬 참석자에 대해선 “식사는 3명이서 했고, 수행 2명은 홀에서 따로 식사했다”고 답했다. CBS 보도에 따르면 오찬 자리에서는 70만원가량의 식사 비용이 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적어도 5명 이상이 함께 식사했다”고 밝혔는데, 민 부사장 발언대로 총 5명이 식사했다면 1인당 최대 14만원에 해당한다. 쿠팡 측이 비용을 냈다면 이는 공직자 1인당 식사비를 5만원으로 제한한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소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원내대표는 ‘3만8000원 짜리 파스타를 주문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쿠팡의 대관 업무 파악을 위해 김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회 보좌관 출신 인사들을 추가로 증인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쿠팡 임원 중에는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와 김 원내대표 보좌관 출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김도읍 의원의 보좌관 출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야 간사간 사전 합의로 ‘부사장 이상’만 증인 채택하기로 하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