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주요 내용은 지주회사 구조인 기업이 ‘사업 타당성’ ‘재원 부족’을 입증하면 금융업을 하는 증손회사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보유 100%→50% 완화’ ‘나머지 50%의 전부·일부에 국민성장펀드 투자 허용’ 등이 도입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예컨대 SK그룹이 금융리스회사를 만들어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다만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하는 기업의 지주회사에 한해 금산분리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 지주사가 금융리스업을 하는 증손회사를 만들려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심사할 때 금융리스업 사업 계획의 타당성을 고려할 방침이다. 또 회사가 현재 자본으로는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인지 자기자본 수준도 따져보기로 했다.
산업계에선 이 조치로 SK그룹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지주사인 SK가 SK스퀘어를 지배하고,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구조다. 즉 SK하이닉스가 지주사의 손자회사다. 현행법으로 SK하이닉스는 100% 자회사만 만들 수 있다. SK 측은 이 규제 때문에 회사 내부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부 대규모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호소해 왔다.
이번 규제 완화로 SK하이닉스는 50%만 지분을 갖고, 외부 투자를 유치해 금융리스업을 하는 합작법인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만든 증손회사가 SK하이닉스를 위한 공장을 짓고, 그 공장을 SK하이닉스에 임대해 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나아가 정부는 지주사가 외부 투자를 유치할 때 국민성장펀드 자금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에 150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성장 엔진을 육성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금융 정책이다. 국민성장펀드의 증손회사 출자비율은 최대 50%로, 지주의 프로젝트마다 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