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로 이원화된 고속철도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수서발 SRT의 만성적 좌석 부족을 해소하고, 고속철도 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내년 3월부터 KTX와 SRT의 ‘교차 운행’을 시작해 수서역과 서울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구조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예매 시스템은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고, 환승 할인과 수수료 면제 등 이용자 편익도 대폭 강화한다.
8일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의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을 실행하기 위한 첫 공식안으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 KTX·SRT 교차 운행… 수서 좌석난부터 해소
정부는 SRT 매진이 반복되는 수서역의 좌석난을 풀기 위해 내년 3월부터 서울역 KTX와 수서역 SRT를 교차 운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이용률이 낮은 시간대의 서울발 KTX 일부를 수서역으로 돌려 배차 효율을 높인다. 이를 위해 기관사 예비 운행, 구간 면허 취득, 안전성 검증 등 준비 절차를 밟은 뒤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KTX-1(20량·955석) 등 좌석 규모가 큰 차량을 수서발 노선에 투입해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운영 통합의 다음 단계로 KTX와 SRT를 구분하지 않고 차량을 혼합 편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예를 들어 서울→부산→서울로 왕복하던 기존 구조를 서울→부산→수서→포항→서울 형태로 확장해 차량 회전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는 “혼합 편성 이후 코레일은 하루 1만6000석 좌석 공급을 확대해 운임을 10% 할인할 수 있는 것으로 검토했다”며 “안전성 검증을 거쳐 내년 시범 사업 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하나의 앱에서 KTX·SRT 모두 발권
예매 시스템도 큰 폭으로 개편된다. 내년부터는 KTX와 SRT를 구분할 필요 없이 하나의 앱에서 결제와 발권이 모두 가능해진다. 또 ‘서울’ 검색 시 서울역·용산역·수서역이 동시에 표출되는 방식으로 조회 편의도 개선된다. 국토부는 ITX-마음 등 일반열차와 고속철도 간 환승 할인을 도입하고, KTX와 SRT 간 열차 변경 시에는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운영 통합과 별도로 정부는 코레일과 SR의 기관 통합도 내년 말까지 추진한다. 다만 노사 의견 조율과 법정 절차가 필요해 일정이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관 통합은 ▲운임·마일리지 등 서비스 조정 ▲조직·인사·재무 설계 ▲전산 시스템 통합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철도안전법) ▲기업 결합 심사(공정거래법) 등을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고속철도 통합 추진단’을 구성하고, 통합 기본 계획 연구 용역도 시작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통합은 코레일이 SR을 흡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 철도 산업의 대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이라며 “SR 직원에게 인사·보수 등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가 각별히 챙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