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증은행 대출창구 모습./뉴스1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기조 속에서 은행들이 연말 대출 증가 한도 관리를 위해 창구 문을 닫으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신용대출은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 등이 늘어나면서 큰 폭으로 늘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가계 대출 잔액은 768조1538억원으로 10월 말보다 1조5319억원 늘었다. 10월에는 가계 대출 잔액이 2조5270억원, 9월에는 1조1964억원 각각 증가했었다.

가계 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증가 속도가 정체됐다. 지난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9284억원으로 10월 말보다 282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3월에 주택담보대출이 4494억원 줄어든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정부가 지난 6·27 부동산 대책과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강하게 줄인 데 이어, 은행들도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올해 안에 내줘야 하는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신용대출은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717억원으로 10월 말보다 1조1387억원 불어났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1조8637억원 증가) 이후 4년 4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신용대출 중에서도 개인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40조3843억원으로 10월 말보다 9171억원이나 늘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속에서도 이미 열어둔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해 주식 투자 등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어, 당분간 가계 대출 증가세는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8일 기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020~6.172%다. 금리 하단이 연 4%대로 올라선 것은 1년여 만이다.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1년 새 연 3.115%에서 3.429%로 뛰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