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뉴스1

직장인 A씨는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달러를 환전해 놓아 목돈이 꽤 모였다. 그는 최근 그렇게 모은 달러로 연 3%대 외화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A씨는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는데 굳이 원화로 바꿀 이유가 없었다”며 “달러 정기예금 금리도 원화 예금보다 높은 데다 만기는 짧아 돈을 묶어놨다”고 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60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달러 정기예금 금리가 원화 정기예금보다 높아 A씨처럼 굳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예치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원화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55~3.1%이다. 그런데 달러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 수준이 높은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의 경우 연 3.23~3.41% 금리를 주고 있다.

이는 달러 예금 금리가 미국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산정되는데 한·미 금리 차가 1.5%포인트로 미국 금리 상단이 한국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들이 외화 유동성 관리를 위해 달러 정기예금 금리를 일부 높인 영향도 작용했다. 지난달 달러예금은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수요와 해외 투자 수요에 5대 은행에서만 41억달러가 빠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0월부터 달러가 빠르게 빠져나가 은행 입장에선 외화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있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0.1~0.2%포인트 정도 금리를 소폭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개인뿐 아니라, 달러로 대금을 받은 수출 기업들도 일단은 환전하지 않고 달러를 예치하려 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4일 기준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631억8219만달러로 지난달 말(586억6034만달러)보다 45억여달러 늘어났다.

달러가 은행에 묶인 채 외환시장에 풀리지 않아 고환율 지지에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6.8원 내린 1465.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 지난 7일(1456.9원) 이후 14거래일째 1450원을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