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시중은행이 금융 당국이 설정한 올해 가계 대출 총량 목표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 때문에 대출을 자제하면서, 연말 가계 대출 창구가 닫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늘어난 가계 대출(정책 대출 제외)은 총 7조8953억원이다. 이는 은행 4곳이 올해 금융 당국에 제출한 증가액 한도 목표(5조9493억원)보다 32.7% 많다. 금융 당국은 6·27 부동산 대책과 함께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으면서 올해 하반기 은행권 가계 대출 증가 목표를 50%로 감축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은행별로 보면, 4개 은행 모두 자체적으로 설정한 목표를 초과했다. A은행은 당초 목표보다 59.5%를 넘어섰고, 나머지 세 은행도 각각 39.0%, 30.1%, 9.3% 초과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들로서는 연말 대출을 자제하지 않을 경우 금융 당국이 정한 목표치를 훌쩍 넘길 가능성이 크다. 대출 목표치를 넘어서면 인상분만큼 내년도 가계 대출 증가 목표치가 줄어들게 돼 있다. 또 금융 당국의 각종 검사에서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목표치를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은행들은 연말까지 실행되는 주택 관련 대출부터 막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나갈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2일부터 앱이나 홈페이지 등 비대면 창구 문을 닫았고, 영업점은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막힌다. 하나은행도 25일부터 영업점에서는 올해 나갈 예정인 주택담보대출·전세 대출 신청을 새로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이달 은행권 가계 대출은 지난달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 대출 잔액은 20일 현재 769조273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6519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달 증가 폭(2조5270억원)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