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이상 거래에 대한 정부 기획 조사에서 200건이 넘는 위법 의심 사례가 적발됐다. 정부는 외국인의 위법적인 부동산 거래 행위에 대해 최대한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뤄진 외국인 주택 이상 거래 438건에 대한 기획 조사 결과, 210건의 거래에서 위법 의심 행위 29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위법 의심 행위는 거래 금액 및 계약일 허위 신고가 16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편법 증여 57건, 해외 자금 불법 반입 39건, 무자격 임대업 5건, 명의신탁 등 14건, 대출 용도 외 유용 13건 순이다.

외국인 A씨는 서울 아파트 4채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매매 대금 17억3500만원 가운데 5억7000만원을 외화 반입 신고 없이 들여오거나 지인과의 환치기 방식으로 조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내 근로소득이 연 9000만원인 B씨는 서울의 단독주택을 125억원 전액 현금으로 매입했다. 그는 해외 사업 소득을 제3국 은행에 예치한 뒤 국내 은행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자금 출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C씨는 서울의 68억원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자신이 사내이사로 있는 법인에서 46억원을 차입해 특수 관계인 차입금 과다 혐의로 국세청 통보 조치됐다.

이외에도 방문 취업 비자(H-2) 체류 외국인이 같은 국적 외국인과 직거래로 인천 아파트를 매입한 뒤 임대 보증금을 승계해 무자격 월세 수익을 올린 사례도 있었다.

위법 의심 행위는 국적별로 중국인이 125건(46.5%)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인 78건(29%), 호주 21건(7.8%), 캐나다 14건(5.2%) 등 순이었다. 다만 전체 거래량 대비 위법 비율은 미국인이 3.7%로 중국인 1.4%보다 2.5배 이상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 위법 의심 행위가 89건(30.7%), 경기 63건(21.7%), 충남 51건(17.6%), 인천 38건(13.1%)으로 수도권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불법 행위 대응 협의회를 열고 적발된 이상 거래 210건을 법무부,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등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정부는 특히 국토교통부가 적발한 외국인 주택 위법 의심 거래 210건에 대해 최대한 강력하게 조처할 방침이다. 관계 기관에 통보해 위반 행위에 따른 세무 조사·수사 및 검찰 송치·대출금 회수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국인의 위법 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 조치를 상향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 간 논의해 나가는 한편, 향후 외국인의 주택 거래 시 자금 조달 계획서에 해외 자금 조달 내역도 포함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외국인의 탈세 혐의에 대해 본국에도 적극 통보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2022년부터 매년 외국인 투기성 부동산 거래를 조사해왔다. 오피스텔 등 비주택과 토지는 연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추진단장인 김용수 국무2차장은 “외국인의 위법 거래 행위는 국내 주택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시장 불안으로 인한 국민의 심각한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각 기관은 최대한 엄중히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