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장기 투자자 세제 혜택을 늘리라고 지시하자 정부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비과세 한도 확대’ 등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우리나라는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충분한가”라고 물었다. 이어 “일반 투자자에게 장기 투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세부적으로 잘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주식 관련 세금은 크게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로 나뉜다. 국내 주식은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 대주주에게만 최고 25%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세제 혜택은 배당소득세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연간 배당 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14% 세율로 세금을 낸다. 2000만원 초과 시 배당소득 전체가 종합소득에 합산돼 구간별로 6~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정부 안에서는 배당소득세율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서도 장기 투자에 따른 절세 효과를 줄 수 있는 방안으로 ISA 비과세 한도를 기존보다 높이는 안이 거론된다. 현재 ISA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고 3년 이상 유지하면 투자 수익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 분리 과세가 된다. 이 비과세 한도 구간을 높여 3년 이상 장기 투자자들에게 비과세 혜택을 더 주자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의무 가입 기간 3년을 넘기면 ISA 비과세 한도를 매년 100만원씩 추가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 법안에 따르면, ISA를 5년 보유한 투자자는 비과세 한도가 400만원(기존 200만원+추가분 200만원), 10년을 보유하면 900만원(기존 200만원+추가분 700만원)까지 높아진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법 통과가 무산된 국내 투자형 ISA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용 ISA란 ISA에 편입되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국내 주식 의무 투자 비율을 최저 40%(법정 한도)보다 높이되, 비과세 한도를 일반 ISA보다 2배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은퇴 이후 생계를 위해 목돈을 장기 투자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 납입 한도를 높이는 것도 장기 투자자들에게 절세 혜택 줄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IRP는 원칙적으로 중도 인출을 허용하지 않아 장기 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IRP는 연금저축 납입금과 합쳐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총급여 5500만원 이하 16.5%, 초과자는 13.2%)가 적용되는데, 이 한도를 올리는 것이다. 이외에도 1997년부터 2010년까지 주식 1~3년 장기 보유자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일정 부분 감면해 준 ‘장기보유주식 배당소득 특례’ 부활도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향후 장기 투자 활성화 방안들을 선정해 내년에 공개할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