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원·달러 환율이 개장 직후 급등하면서 장중 1470원을 돌파했다. 이는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엔화 약세와 미국 기술주 고평가 논란이 맞물리며 원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대비 3.3원 오른 1469.0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상승 폭을 키우면서 오전 10시 30분에는 1475.2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환율이 1470원을 넘은 것은 지난 4월 9일(1487.6원, 고가기준) 이후 처음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던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오전 10시 17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154.99엔을 기록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155엔에 바짝 다가섰다. 엔화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통화완화를 위한 경기 부양을 도모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기술주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심이 위축된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개장 직후 외국인은 618억원을 매도했다. 이 여파로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 11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55%(22.82포인트) 내린 4127.57에 개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영화 ‘빅쇼트’의 모델 마이클 버리는 최근 AI 열풍의 핵심 기업들을 겨냥해 “미국 기술 기업들이 감가상각 비용을 축소해 인위적으로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중단) 종료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율 상승 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상원을 거친 미국 임시 예산안은 이날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하원에서도 통과되면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 자금 순매수를 재개할 수 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원·달러 환율은 셧다운 해제에 따른 위험선호 회복 여부를 주시하며 1460원 후반대에서 등락할 전망”이라면서 “다만 AI와 반도체에 대한 시장 투심 위축,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여전히 환율 상승 요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