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 정부안이 나온 가운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지만, 산업계에서는 “2030 목표를 달성하기도 버거운데 또 한 번 과도한 목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반대편인 환경단체에서는 “목표가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후부는 6일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2035 NDC 정부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0~60% 또는 ▲53~60% 가량 줄이겠다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최종 2035 NDC는 다음 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뒤 유엔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향후 10년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5100만톤이었으나, 2035년에는 최소 3억4800만~3억7100만톤으로 줄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공급 늘릴 수밖에 없는 NDC 목표, 전력 안정성은?

업종별로 보면, 전력 부문은 온실가스를 2034년까지 최소 69% 감축해야 한다. 수송 부문은 50~60%, 폐기물은 53%, 건물은 40~54%, 탈루(비의도적 배출)는 30%, 농축수산은 26~27%, 산업에서는 24% 수준의 감축 목표가 설정됐다.

전력 부문(-68.8%)은 2030 NDC에 이어 감축 부담이 가장 큰 상황이다. 2035 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현 34GW에서 130GW까지 늘어나야 한다. 이 시나리오대로면, 2035년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전체 발전량의 33%씩을 분담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상 태양광과 풍력은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전력 수급 불안이나 정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는 좁고, 인구밀도는 높아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는 것도 쉽지 않아 전기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6년간 모빌리티 탄소 백만 톤 줄였는데 “향후 7년간 5천만 톤 감축 목표”

수송 부문은 더욱 갈 길이 멀다. 수송 부문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온실가스 130만톤을 줄이는 데 그쳤으나, 7년 동안 무려 4800만~580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 차량 10대 중 3대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대체해야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8월 말 기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비율은 12.2%에 불과하다.

김 장관은 향후 친환경차를 확대하기 위해 내연차 생산 중단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19일 공개 토론회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지금의 2배 속도로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2035년이나 2040년에는 내연차 생산을 중단하는 결정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는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개선, 사후 관리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수송 부문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버스 등 일부 차종에서 내연차 판매가 금지될 수 있다”면서 “현재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이 12% 수준이지만, 국민 인식 변화로 친환경차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공장 멈추나” 우려 커지는 산업계… 재정 소요·GDP 영향은 추후 공개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30년 기준 11.4%에서 2035년 기준 24%로 확대됐다. 산업계는 정부에 “NDC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할당과 연계되기 때문에 규제로 작용한다”면서 “현실적인 여건을 반영한 목표를 제시해 달라”며 반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8개 업종별 협회는 이날 공동 건의문을 통해 “시나리오에는 업종·부문별 감축 수단과 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지 않다”면서 “목표 감축량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했다. 또 정부가 재정 지원, 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 무탄소 에너지 구축 등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내 제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 주요국 관세 인상, 내수 침체 장기화 등으로 수익성 저하와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2035 NDC가 산업 경쟁력에 더욱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국내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진다. ​

그러나 기후부는 현재까지 2035 NDC를 위한 재정 소요와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기후부 측은 “NDC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단일안을 확정한 뒤, 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단체도 이날 두 개의 시나리오를 낸 기후부를 비판했다. 녹색전환연구소는 논평을 통해 “새 정부의 기후 정책이 명확한 철학과 비전을 갖추지 못했음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형 전환 금융에 대해서도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잘못할 경우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돕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