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부동산 보유세 인상 여부에 대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이제 검토를 시작한다”며 “여러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아직은 그(보유세 인상 여부) 답을 명확하게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보유세 인상을) 아예 안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이는 것은 섣부르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차관은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것을 기초로 하되, 관계부처 TF를 꾸려 부동산세제를 전반적으로 보겠다”며 “취득하거나 보유하거나 처분할 때 어떻게 할지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고가주택 대출 규제 등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부동산 세제 카드는 꺼내지 않았다. 당시 기재부는 “세제는 가능한 한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세제를 동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개편 방향과 시기·순서는 시장 영향과 과세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단도직입적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가, 인상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하자, 이 차관은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렵다”며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과세형평 등을 전반적으로 다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 차관은 “그렇지만 아예 ‘안 한다’ 이런 취지로 이해하는 것은 조금 섣부르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부동산대책이 ‘문재인 정권 시즌2’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때는 (규제) 지역을 정할 때 따라가면서 지정하다 보니 계속 풍선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그런 걸 차단해서 광범위하게 했다”고 답했다.
이 차관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으로 대폭 확대한 것에 대해 “이번에 처음 해보는 것”이라며 “대출규제도 6억원, 4억원, 2억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그때랑 다를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풍선효과는 이제 차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부동산 세제 개편을 둘러싸고 기재부가 신중론을, 국토교통부가 강경론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각이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며 “정책 수단은 필요할 때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취임 직후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상경 국토부 1차관 역시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부동산에 몰리는 자금을 생산적 분야로 유도하려면 보유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차관은 이번 부동산 대책이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 6·27 대책 때 수도권 전체에 실거주 조건을 부과했을 때나, 3월 강남3구와 용산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을 때도 전세 물량 변동은 크지 않았고, 가격도 0.1%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 누군가는 이사를 하게 되고, 그 주택이 다시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물량의 급격한 변화는 없다”며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은 2년 내 공급이 가능한만큼 약정 후 신축해 전세물량으로 돌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 차관은 노후청사 부지를 활용하거나 민간 정비사업 절차 단축, 3기 신도시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죽기 살기로 하고 있다”며 “(물량이) 나가는 걸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