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미 한국조폐공사 문화콘텐츠사업부 차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한국조폐공사 화폐제품 판매관에서 10월 말 출시될 화폐굿즈인 500원 모양의 돈방석과 100원 모양의 돈지갑을 들고 있다./문수빈 기자

부(富)를 부르는 펜인 돈볼펜을 성공시킨 한국조폐공사가 이번엔 돈방석에 출시한다. 잘게 자른 지폐를 투명한 펜대에 넣은 돈볼펜은 독특한 디자인 덕에 출시 반년 만에 10만자루 넘게 팔렸다. 이에 한국조폐공사는 돈하면 떠오르는 돈방석도 이달 중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조폐공사의 화폐 굿즈인 돈볼펜./한국조폐공사

11일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돈볼펜과 돈방석처럼 잘게 자른 지폐, 즉 돈가루가 들어간 상품을 화폐 굿즈라고 부른다. 실제 돈이 들어갔다는 특징 덕분에 선물용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환경친화적인 상품이기도 하다. 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쇄가 잘못되거나 규격에 맞지 않게 잘리면 소각해야 하나, 한국조폐공사가 이런 지폐를 태우지 않고 굿즈로 재활용해서다.

이번에 출시될 돈방석은 한국조폐공사가 10개월간 준비한 상품이다. 감각적인 디자인부터 방석으로서의 기능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수정을 거듭했다. 500원짜리 동전을 본뜬 동그란 모양에 5만원권 부산물을 넣기로 최종 결정했다.

방석엔 총 500만원어치의 지폐가 들어간다. 돈방석 프로젝트를 주도한 박명미 문화콘텐츠사업부 차장을 지난 달 25일 서울 마포구 한국조폐공사 화폐제품 판매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박 차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조폐공사가 이달 말 출시할 동전 모양의 돈방석./한국조폐공사

―어떻게 화폐 굿즈를 만들게 됐나.

“화폐를 만들 때 인쇄 오류가 나거나, 규격에 맞춰 자르는 과정에서 여백지가 나온다. 이런 새 돈의 부산물과 폐지폐가 연간 500톤가량 나온다. 화폐 부산물은 원형을 말소하기 위해 따로 비용을 들여 소각하는데 1년에 약 1억원정도가 든다.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연구를 해왔고, 부산물도 하나의 자원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화폐 부산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게 어떠냐’는 논의가 사내에서 나와 굿즈를 기획하게 됐다.”

―5만원권 등 화폐가 들어간 돈 볼펜이 인기였다.

“올해 3월 최초의 화폐 굿즈인 돈 볼펜이 출시됐다. 화폐 부산물이 펜대에 들어간 제품인데, 성과가 굉장히 좋았다. 개인 고객은 물론 기업도 홍보용으로 돈 볼펜을 찾으면서 10만 자루 이상 팔렸다. (황금색에 5만원권 부산물을 넣은) 황금볼펜은 출시하자마자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팔렸다. 현재 2차 준비 수량도 거의 다 팔린 상태다. 황금볼펜은 1, 2차 수량을 합쳐 약 1만 자루가 팔렸다.”

―고객들이 어떤 이유로 한국조폐공사 굿즈를 찾나.

“선물용으로 사는 경우가 가장 많다. 선물하는 사람 입장에선 재미있으면서도 부담되지 않는 가격대다. 받는 사람으로선 색다른 선물이다. 케이크 등의 기프티콘을 주고받다가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을 때 저희 굿즈를 찾는 것 같다.”

―앞으로 나올 상품은 어떤 것인가.

“10월 하순에 돈방석과 돈지갑을 출시할 예정이다. 두 상품에도 볼펜처럼 화폐 부산물이 들어가는데, 5만원권 부산물을 넣기로 했다. 1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보다 시장이 5만원권을 선호할 것을 고려했다. 방석과 지갑은 주화(동전) 모양이다. 돈방석은 500원, 돈지갑은 100원의 모양을 본떴다. 이 외에도 올해 하반기에 돈봉투, 돈달력, 돈키링 등이 나올 예정이다.”

내년에 나올 사각 방석에는 지폐 디자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원형 모양의 방석을 더 빨리 개발하면서 동전 모양 방석 먼저 출시하게 됐는데, 의미도 있다. 점차 (모바일과 카드 결제가 많아지면서) 사회에서 동전이 사라지고 있는데, 동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동전 모양의 방석을 기획하게 됐다.

주화도 활용하면 좋겠지만, 아직 주화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찾지 못했다.”

―제품에 얼마의 돈이 들어가나.

“화폐 부산물은 돈방석에 100그램(g), 돈지갑에 10g 들어간다. 5만원 지폐 1장의 무게는 1g이니 돈방석은 500만원어치가, 돈지갑은 50만원어치가 들어간 것이다.”

―돈방석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디자인과 기능성에 있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올해 1월부터 돈방석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10월에 출시하니 만드는 데에 10개월 걸린 거다. 디자인적으로 의미를 담으면서도 외관을 예쁘게 만드려고 하다 보니 디자인을 10번도 더 바꿨다.

또 기능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화폐 부산물만 들어가면 (딱딱해져) 방석으로서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솜을 적절히 섞었다. 화폐 부산물과 솜을 감싼 내피로 메쉬(mesh) 소재를 써서 돈방석 뒷면의 지퍼를 열어보실 때 화폐 부산물을 육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한국조폐공사가 이달 말 출시할 돈방석의 내피다. 솜과 함께 잘린 지폐가 내장돼 있다./한국조폐공사

―돈지갑의 디자인도 궁금하다.

“100원 주화 모양인 돈지갑 역시 지퍼를 열면 내부가 메쉬 소재로 돼 있어 화폐 부산물이 보이게 했다. 지갑은 방석보다 세탁과 기능에 대한 고민을 더는 상품이었다.”

―출시 가격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계산 중이다. 화폐 부산물을 쓰지 않고 단순히 돈의 디자인을 한 시중의 일반 방석과 지갑의 가격보다는 비쌀 전망이다. 화폐 부산물을 제품에 넣는 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화폐 부산물은 작게 잘린 다음 압축되는 공정을 거치는데, 이를 다시 풀어 일정량을 제품에 넣어야 해서 사람이 손으로 해야 한다. 제작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다만 제품 가격은 5만원 미만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작은 누가 하나.

“굿즈들은 중소기업과 협업해서 만든다. 기획 단계부터 중소기업과 함께 논의한다. 디자인이 확정되면 중소기업에서 제조한다. 저희가 함께하는 중소기업 중 어떤 곳은 1인 기업이기도 하다.

중소기업과 일을 하는 건 상생을 위해서다. 해당 중소기업이 (한국조폐공사와의 경험으로) 납품 실적이 쌓이면 판로를 개척할 수도 있다.

한국조폐공사와 협업을 원하시는 중소기업은 언제든 연락을 주셔도 된다. 저희에게 좋은 아이템을 제시해 주시면 함께 기획안을 발전시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