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설탕세’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도입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 건강 증진과 세수 증대를 위해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과 식품 업계의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설탕세는 설탕이나 당류가 과도하게 들어간 식음료에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주로 비만과 당뇨 등 질병 예방과 국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시행되며 해외에서는 영국과 미국 등 120여 국가에서 도입된 상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설탕 과다사용세 토론회’를 열고 입법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 토론회는 대한민국헌정회와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것으로 설탕세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았던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미 발생한 국민 건강 피해를 치유하기 위한 도덕적 책임인 설탕 과다 사용 부담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국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미국 일부 주에서 설탕세 도입 후 청량음료 등의 가격이 33 % 오르면서 소비도 같은 폭으로 줄었다”며 “특히 저소득층 건강 형평성 개선에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의 설탕세 논의는 지난 2021년에 진행된 바 있다. 2021년 강병원 전 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는 제품에 함유된 설탕 100ℓ 당 1㎏ 이하의 제품인 경우 1000원, 최대 20㎏을 초과했을 경우 2만800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담긴 바 있는데, 식품업계 반대 등으로 폐기된 바 있다. 당시 국회 복지위 검토보고서에서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는 설탕세 도입의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국민 공감대 등을 이유로 ‘신중히 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저당 식품이나 설탕 제로(0) 식품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여론도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당류가 들어간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설탕세를 부과하는 데 응답자의 58.9%가 찬성했다. 찬성 이유로는 건강 개선 효과뿐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한 재원 확보나 국민 의료비 절감 등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식품업계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법안 내용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새 정부 들어 가공식품 등 물가 낮추기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설탕세 도입이 또 다른 원가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