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를 대체할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3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고, 금의 비율은 20여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3897.5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도 장중 온스당 3895.0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고쳐 썼다.
이날 미국 연방 정부가 7년 만에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에 돌입하면서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벌이는 글로벌 관세 협상과 대규모 재정 지출,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등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로 환산한 금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도 곳간에 금을 채워 넣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10% 초반대에 머물다가 작년 말 20%까지 늘었다. ECB는 “2000년 이후 최고치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특히 신흥국 대표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올해 21t를 추가로 사들여 전체 보유량을 2300t 조금 넘는 수준까지 확대했다. 최근 세계금위원회(WGC) 조사에서 중앙은행 73곳 중 95%가 향후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달러 가치는 떨어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율은 줄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율은 56.32%로 직전 분기(57.79%) 대비 1.47%포인트 하락했다. 1995년 4분기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IMF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올해 상반기에만 10% 넘게 급락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