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한국인들은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위해 가구당 월 350만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조달할 수 있는 돈은 월 230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지난 6월 전국 25~74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은 ‘KB골든라이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응답자들은 노후에 여행, 여가 활동, 손자녀 용돈까지 충당할 수 있는 적정 생활비를 월 350만원으로 봤다. 하지만 현재 가구 소득과 지출 규모, 저축 여력 등을 고려하면 노후에 실제 들어오는 돈이 월 230만원 정도라고 했다. 응답자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최소 생활비(248만원)에도 못 미치는 돈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아직 은퇴하지 않은 응답자들은 65세에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은퇴한 응답자의 실제 퇴직 나이는 희망보다 9년 이른 평균 56세였다. 경제적으로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평균 나이는 48세로 조사됐다. 은퇴 준비에서 실제 은퇴까지 결국 8년밖에 없는 셈이다. 행복한 노후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건강(48.6%) 다음으로 경제력(26.3%)을 꼽고 있는 상황과 대비된다. 노후 준비가 “잘돼 있다”는 응답은 19.1%에 그쳤고,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 계획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15.2%에 달했다.

노후 생활비 조달에는 연금 의존도가 높았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연금이 생활비 조달법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 2.9개의 연금을 보유하고 53.8%는 개인 연금을 추가로 가입하고 있었다.

한국 가계 자산의 75%에 이르는 부동산을 활용한 노후 자금 준비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극적이었다. 주택 연금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가구는 32.3%에 그쳤다. 주택을 줄여 마련한 자금을 생활비로 쓰는 ‘다운사이징’은 59.7%가 활용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나 그 시기는 70대를 선호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지만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는 의지와 달리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