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서민 대출 금리가 15.9%라는 보고에 대해 “금융사가 초우량 고객에게는 초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데, 0.1%만이라도 부담을 더 지워 어려운 사람들에게 보다 싸게 빌려줄 수 없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은행권에서는 대통령의 이 같은 말을 실제로 실행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대상 대출 시장이 완전히 달라 고신용자에게 더 걷은 이자가 저신용자에게 흘러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신규 신용대출을 받은 신용평점 600점 이하 대출자들은 7월 기준 평균 연 8.46~11.11% 금리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 최하위 신용자들은 5대 은행을 합쳐 1012명에 불과합니다. 실제 은행권에서 연 15% 넘는 금리를 부담하는 대출자는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15.9% 대출 금리는 신용평점 하위 10%(KCB 기준 1000점 만점 645점 이하) 등을 대상으로 한 서민금융진흥원의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대출 금리로, 특수한 경우라고 합니다.

반면 저신용자의 실질적 대출 창구인 저축은행은 ‘0.1%포인트’를 더 부담할 고신용자를 찾기 어렵습니다. 저축은행에서 신용평점이 가장 높은 구간인 900점 초과 대출자의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연 15%에 육박합니다. 일례로 OK저축은행 신용대출 상품인 ‘한도우대론’에서 900점 초과 우량 고객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14.64%입니다.

물론 대통령 말의 취지를 넓게 고려하면 기금을 만들어 서민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미 대통령 발언으로 대출자들 사이에선 “성실하게 빚을 갚아봤자 이자를 더 내는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싹트고 있다는 은행권의 우려가 큽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낮은 금리로 대출받는 고신용자들이 모두 부자라고 할 수도 없고 소득이 꾸준하고 연체 이력이 없는 평범한 직장인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박탈감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대통령 발언의 파장이 오래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