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상 자산 시세를 조종하거나 허위로 호재성 정보를 유포하는 등 불공정 거래를 한 이들에 대해 본격 제재에 나섰다.
3일 금융위원회는 제12차 정례회의에서 가상 자산 시세 조종 행위와 부정 거래 행위 혐의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부정 거래자가 취득한 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과징금을 부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한 가상 자산 투자자는 가상 자산 거래소에서 가상 자산별 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표시하는 방식을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 거래소에는 테더 코인으로 비트코인 등을 거래할 수 있는 ‘테더마켓’과 비트코인으로 여타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비트코인마켓’이 있다. 그런데 거래소는 테더마켓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원화 가격을 참조해 비트코인마켓에서 거래되는 코인들의 원화 가격을 표시한다. 만일 비트코인의 원화 가격이 오르면, 비트코인마켓에서 판매되는 코인들의 원화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처럼 표시되는 것이다.
이 행위자는 이를 노려 테더마켓에서 자전거래를 통해 비트코인의 원화 가격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비트코인마켓에서 여타 코인들의 원화 가격도 올랐고, 비트코인마켓 내 다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 기준으로 시가보다 낮춰 코인을 팔아도 원화로 환산하면 이익을 본다는 생각에 저가 매도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트코인의 원화 가격은 금세 하락했고, 저가 매도한 투자자들만 수천만원대 피해를 입게 됐다. 금융위는 이 같은 부정 거래를 한 행위자에게 부당이득을 넘어서는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금융위는 이날 가상 자산 시세조종 혐의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수백억원대 자금을 동원하는 소위 ‘대형고래’ 투자자는 특정 가상 자산을 대량으로 선매수해 가격을 띄운 뒤, 이를 호재로 판단한 여타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보이자 자신이 보유한 물량은 전부 팔아치웠다. 이 혐의자는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사들인 물량까지 국내로 입고해 매도하는 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했고, 이렇게 취한 부당이득만 수십억원에 달했다.
또 금융위는 SNS를 이용해 가상자산 호재성 정보를 허위로 유포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행위자도 고발 조치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SNS를 통해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사건을 조사해 조치한 첫 사례다. 금융위 관계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가격과 거래량이 급등하는 가상 자산은 매수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