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코스피, 환율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장경식 기자

현재 0.15%인 증권거래세 세율을 0.2%로 올리겠다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몰리는 미국과 비교하면 국내 투자자의 허탈감은 더 커진다. 미국은 증권거래세가 없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매년 정하는 비율의 수수료를 물린다. 작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 수수료율은 매도액 100만달러당 8달러, 즉 0.0008%였다. 새 정부가 정한 우리나라 세율의 250분의 1이다. 올해 5월부터 내년 5월까지는 이마저도 0%로 낮춰, 수수료를 한 푼도 물리지 않기로 했다. 올해는 SEC 예산이 충분하다는 이유였다. 주식 매도에 따른 세금·수수료 부담만 놓고 보면 한국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국내 투자자는 해외 투자로 연간 이익과 손실을 합쳐 250만원을 넘는 수익을 낸 경우는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 상당수는 이조차도 물지 않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주식시장 상위 7.7%인 107만8000명이 보유한 상장주식 총액은 585조7940억원으로 1인당 평균 5억4337만원이다. 반면 92.3%인 1293만명의 투자자들의 1인당 평균 보유액은 1277만원이다. 이들이 국부 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8.49%)을 달성한다고 가정해도 연 수익이 108만원에 그쳐 양도세를 낼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증권거래세는 경제 개발 자금 조달을 명분으로 1963년 도입됐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물린다’는 과세 원칙에 어긋나는 ‘통행세’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2020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전제로 폐지 수순을 밟기로 하고 세율 인하 조치가 이어졌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금투세 도입을 백지화했다는 이유로 새 정부는 증권거래세율을 다시 높이기로 했다.

증권거래세를 걷던 일본은 1999년 양도소득에 세금을 물리기로 하고 증권거래세를 폐지했다. 반면 프랑스는 복지·환경 분야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012년 시가총액 10억유로 이상인 상장회사 주식을 대상으로 증권거래세를 도입, 자금 해외 유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