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이 총수 2세 소유의 건설사인 중흥토건에 공짜로 3조원가량의 보증을 선 혐의(부당 지원·사익 편취)로 9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80억2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중흥건설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은 아파트 건설과 분양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사로 ‘중흥S-클래스’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최장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장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흥건설이 2세 소유의 중흥토건과 중흥토건의 6개 계열회사가 시행하고 중흥토건이 단독 시공하는 주택건설 및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에서 각 시행사의 PF·유동화 대출에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고, 중흥건설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공정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흥토건 및 6개 계열 회사가 시행하고 중흥토건이 단독 시공한 12건의 개발 사업과 관련된 24건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유동화 대출에 대해 총 3조2096억원 규모의 신용 보강(보증)을 무료로 제공했다. 중흥건설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지분 76.74%를 보유하고 있고, 중흥토건은 정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연대보증과 자금 보충 약정 등의 방식으로 중흥토건을 지원했다. 일반적으로 신용 보강을 제공할 경우 시공 지분이나 수수료를 대가로 받지만, 중흥건설은 최소 181억원가량의 신용 보증 대가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중흥토건은 이 신용 보증을 통해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사업 자금을 조달했고, 건설업계에서 지위를 크게 높였다.

중흥토건 및 계열사 6곳은 이 같은 대규모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2023년 말 기준 매출 6조6780억원, 이익 1조731억원을 얻었다. 중흥토건은 시공 능력 평가 순위가 2014년 82위에서 2024년 16위로 급상승했고, 2021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등 40여 개 계열 회사를 지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다만 공정위는 정 회장 등 개인 고발은 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내부 보고를 받는 등 신용 보강 조치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이 행위가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계획 혹은 지시했다는 증거까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공정위 의결서 접수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