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 금융위원회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금융 당국이 향후 이뤄질 조직 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는 현재 국내 금융 정책과 감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후보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국내 금융 정책 부분은 금융위가, 해외 금융은 기재부가 맡고 있고, 금융위가 감독 업무도 하고 정책 업무도 하고 뒤섞여 있다”며 “(이를) 분리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존 금융감독위원회가 담당했던 금융 감독 기능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맡았던 국내 금융 정책 기능을 합쳐 출범했다. 이후 17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이 후보는 기획재정부에 대해선 “행정부의 왕 노릇 한다”며 개편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최근까지 금융위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돌연 금융위 조직 정리와 분리까지 언급하고 나서자 금융위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그리고 실제 개편이 있다면 어떻게 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 보느라 분주하다. 현재 기재부에 있는 국제금융국 등 국제 금융 담당 조직과 금융위의 금융정책국 등 국내 금융 정책 조직이 다시 합쳐진다면, 통합 조직이 어디로 갈지부터 설왕설래한다. 금융위 일부에선 내심 국제금융국 등의 흡수를 원한다. 하지만 반대로 금융정책국이 기재부로 떨어져 나갈 경우, 현재 서울청사에서 일하는 금융위 일부 직원들은 세종청사로 내려가야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또 현재 금융위가 가진 금융 감독 기능도 어떤 식으로 조정될지 관심사다. 금융위는 금융기관에 대한 최종 제재, 각종 인허가 결정, 금융사 불법·비리에 대한 조사 등 감독 권한을 갖고 있다. 이를 떼 낼 경우 금융위 힘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이 기능을 하는 조직이 현재 감독 집행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과 합쳐질 경우 금감원의 힘은 상대적으로 커지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과 감독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바람직한지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금감원 관계자는 “제대로 된 감독이 되려면 감독 정책과 집행은 엄격하게 분리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