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MG손해보험(MG손보) 사옥에 이 회사 인수를 추진 중인 메리츠화재 직원 등 20여 명이 들어섰습니다. MG 손보의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사에 나선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에 얼씬도 하지 마라”는 MG손보 노동조합과 대치하다 3시간 만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MG손보의 전신은 옛 그린손해보험입니다. 이 회사는 경영이 악화돼 201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는데, 2013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인수하면서 이름을 MG손해보험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도 정상화에 실패했고, 금융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에 위탁해 2023년 다시 매각에 나섰습니다. 이후 네 차례 실패를 반복하다 작년 12월 메리츠화재가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다시 한번 회사가 살아날 기회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MG손보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노조는 직원 580여 명 모두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메리츠화재의 실사를 사실상 허락하지 않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경영 여건을 고려하면 소수의 직원만 승계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7일 MG손보 노조는 회사를 찾은 실사단에게 ‘실사 자료를 외부로 갖고 나가려면 노조가 일일이 검사해 반출 여부를 정한다’거나, ‘실사단이 MG손보 직원과 인터뷰하기 위해서는 MG손보 노조위원장의 감독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누가 실사를 하더라도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MG손보 노조 관계자들은 실사단에게 ‘물리력을 동원할 수 있다’ ‘계속 쳐다보면 의자를 던지겠다’는 등 거친 말도 쏟아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예금보험공사는 법원에 MG손보 노조를 상대로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끝내 실사가 이뤄지지 못해 매각이 무산되면, MG손보는 청산절차를 밟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MG손보 직원은 모두 직장을 잃게 됩니다. 현재 MG손보 전 직원의 인건비는 매달 50억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과연 노조가 회사를 살릴지, 아니면 완전히 공멸하는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