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한 해였지만 차별된 기술로 무장한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2024년의 파고(波高)를 굳건히 넘겼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중기부 기술개발(R&D) 과제’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기업을 선정해, 지난 11월 ‘중소기업 R&D 우수성과 50′을 발표·포상했다. 이 중 뛰어난 성과로 ‘사업화’ 부문에 선정된 기업 30곳을 15곳씩 두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K제조업은 강했다

㈜영신특수강은 특수철강을 생산·가공해 각종 산업기계 부품을 생산해 온 기업이다. 기존엔 금속 제품을 주조하는 사형 몰드를 생산하면서 수분을 없애기 위해 화염 토치로 물기를 날리는 과정을 거쳤지만, 영신특수강은 이 과정을 중소벤처기업부 R&D(연구 개발) 지원을 통해 자동화했다. 열풍을 활용한 간접 건조 시스템을 만들고 수분 감지센서를 부착해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낮춘 덕에 지난 3년간 매출은 30% 뛰어올랐다.

특수 철강을 생산·가공해 각종 산업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영신특수강'. 직원이 특수 철강 가공 작업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디케이텍인더스트리는 친환경 자동차 구동모터 생산 시스템과 맞춤형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다. R&D 지원 사업을 통해 그동안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왔던 ‘평각선 분할 코어 권선기 시스템’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출력을 높인 고성능 전기모터를 제조할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 관련 시스템 생산·판매를 통해 얻은 매출만 16%가량 증가했다.

태림산업은 해외 유명 자동차 부품 업체에 조향 장치(자동차 앞바퀴 회전축을 움직여 차량의 진행 방향을 조절하는 부품) 제품을 생산 공급해온 기업이다. 미국·유럽·남아시아 등 10여 국가에 제품을 수출한다. 최근엔 조향 장치에 ‘위험회피 설계기술’을 적용, 이른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EPS)용 조향 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조향 기능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원가도 낮출 수 있었다. 해당 R&D를 통해 얻은 매출은 696억원. 이 중 수출액이 512억원이다.

이노디스는 반도체 모듈 및 장비에 쓰이는 밸브를 개발한 회사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시장에선 일본·독일산(産) 제품을 주로 썼으나, 이노디스는 이를 고압의 합성수지 다이어프램을 사용한 제품으로 새롭게 개발·생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존 수입 밸브는 장치의 온도가 올라가면 수명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으나, 이노디스가 개발한 밸브는 고압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진동과 소음이 적다. 덕분에 해외 수출량이 크게 늘었고 현재 중국 밸브시장의 20%를 이노디스가 점유하고 있다.

이노디스는 반도체 모듈 및 장비에 쓰이는 밸브를 만든다. 해외에서 주로 수입하던 밸브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문창은 사람들이 위생적이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돕는 상수도 스테인리스 물탱크 등 각종 상수도 관련 저장시설을 생산해왔다. 물 관련 특허 및 상표권만 60개 이상 보유하고 있고, 국내 최초로 스틸 물탱크를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이번엔 콘크리트 노후화로 수도 시설에 외부 침입수가 들어올 때 파손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방수성과 결로수 배출 성능을 높인 제품을 새로 개발했다.

◇남다른 아이디어 상품으로

바이컴은 양방향 무선 인터컴과 헤드셋 등을 만드는 회사다. 장비를 활용해 근거리에 있는 이들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며 업무를 서로 도울 수 있는 장치다. 각종 제조·공사 현장, 방송이나 스포츠 경기 운영 등에도 사용된다. 여러 명이 동시에 보다 먼 거리에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장치를 개발·혁신했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렌지메이트는 전자레인지용 원적외선 발열 조리기를 만드는 업체다.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넣고 돌릴 때 전자파가 직접 음식에 닿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바닥에 내장된 전자파 흡수 원적외선 발열체로 음식을 빠르게 익힌다. 새로운 금형 기술을 적용해 제품의 무게는 줄였고 가공 원가는 낮췄다. 작년 매출은 119억원 정도다.

◇IT 기술로 시장을 넓히다

매스프레소는 AI 기반의 수학 학습 콘텐츠 플랫폼 ‘콴다’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맞춤형 학습관리 설루션 ‘콴다수학코치’, 개인화된 시험 자료 생성 서비스 ‘크래미파이’도 운영한다. 일본, 베트남, 태국 등 70국에 7개 언어로 서비스한다. 복잡한 문장형의 수학 문제를 인공 지능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고 수식 풀이와 관련한 교육 콘텐츠를 제시한다.

에이아이썸은 이커머스를 위한 AI 설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에디AI’는 영상 검색 설루션을 제공, 이커머스 사용자의 관심사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해서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한다. 또한 B2B 플랫폼 거래를 위한 상품 등록 자동화 기술, 거래 매칭 추천 기술 등을 새로 개발했다. 아마존, 쇼피파이, 쇼피·라자디 같은 해외 유명 이커머스 업체들에 기술을 제공, 지난 2021년 국내 출시 이후 4년 동안 매출은 150%가량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