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뉴스1

한국 수출이 통상 환경 변화와 미국·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경착륙하고, 이 충격을 메워줄 내수 부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 불황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향후 한국 경제는 대내외 리스크(위험) 요인들이 현실화하기 전에 수출 성장 견인력 감소의 영향을 내수 회복으로 상쇄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내수 회복의 모멘텀(동인·동력)이 만들어질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밝혔다.

만약 수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기에 앞서 내수 회복을 이끌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진작의 계기가 만들어질 경우 ‘U’자형 회복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원의 진단이다.

연구원은 “하지만 위험 요인들이 현실화하면서 수출 경기가 경착륙하는데 내수 부양 모멘텀마저 없는 경우에는 장기간 불황 국면이 지속되는 ‘L’자형 장기 불황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했다.

연구원은 현재 경기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보고서는 “동행지수(현재 경기 지표) 상 경기 저점을 확인할 수 없는 하강 국면이 지속 중이며, 나아가 선행지수(향후 경기 판단 지표)는 경기 하강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8~10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 흐름을 보이는 코스피와 8~10월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건설수주를 그 근거로 들었다.

이는 올해 초 분석보다도 더 부정적으로 변한 것이다.

연구원은 10개월 전인 지난 2월 보고서에선 “올해 한국 경제는 경기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와 건설 투자 부진에도 수출 회복으로 생산과 설비투자가 되살아나는 당시 상황을 기반으로 한 예측이었다. 9개월 만에 진단이 달라진 것이다.

또 3개월 전 낸 3분기 보고서에선 “내수 불황 속 수출 회복에 기대어 미약한 성장력을 유지하는 불안한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며 수출 회복에도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 않다고 했었는데, 이번 보고서에선 “내수와 수출의 경제 성장 견인력이 동반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수출 상황도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연구원은 앞으로의 경기 방향을 결정할 3대 주요 변수로는 ▲ ‘트럼프 노믹스 2.0′발 금융시장 불확실성 ▲ 글로벌 시장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경기 하강 ▲ 내수 회복을 도울 확실한 모멘텀 부재(不在)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최근 우려되는 내수 부진 고착화와 수출 경기 하강 가능성에 대응하려면 내수 부문의 자체적 경기 반등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수 경기 활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글로벌 교역 환경 악화와 미국의 통화·재정 정책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급증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