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둘러싼 4년 3개월간의 정치권 혼선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키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투세가 시행되는 내년 1월 1일까지 석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유예와 폐지를 놓고 내홍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를 예정대로 하는 게 정말 맞나”라며 유예 가능성을 시사했다. 2년 뒤 지방선거와 이듬해 대선을 앞두고 금투세 도입을 둘러싼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는 도입 강행, 유예, 폐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법 시행을 90일 앞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금융투자소득세를 예정대로 내년 시행할지 혹은 유예·폐지할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5000만원 이상 국내 주식·주식형 펀드 차익이나 250만원 이상 해외 주식·채권·펀드 차익에 22~27.5%의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2023년 1월부터 금투세를 도입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국내 주식을 들고 있던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15만명이 대거 해외 주식으로 이탈할 수 있고 과세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도입 시기가 2년 미뤄졌다. 밸류업(기업 가치 상승)을 추진하는 현 정부는 올해 초 금투세 폐지로 입장을 정했다.
개인 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주식시장 ‘큰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한국 증시를 빠져나가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며 “1400만 주식 투자자들의 희망 사다리를 절단하는 금투세를 전격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중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은 현행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국내 상장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에 대해 과세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호주 등은 과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