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위해 준비한 자산의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퇴 자산에서 나오는 돈으로 생활해야 하는 은퇴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까일 것이다. 우선 10년 전 예금에 1억원을 넣은 사람과 미국 증시에 1억원을 투자한 사람의 수익률 차이를 비교해 봤다. 지난 10년간 국내외 자산의 연간 수익률로 계산하면, 예금에 넣었을 경우 원금과 이자를 합해서 1억2130만원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에 투자했다면 지금 투자금은 3억8290만원으로 불어났을 것이다. 예금에 넣은 사람은 위험을 피하고 목표 수익률을 낮게 잡았다면, 미국 증시에 투자한 사람은 위험을 떠안고 목표 수익률을 높게 설정한 결과다.
◇수익률 목표 따라 다른 투자처
투자자의 목표 수익률에 따라 투자에 활용할 개별 투자 상품은 달라진다. 안정적인 금융 자산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예금이나 채권 등 이자가 나오는 자산을 고른다. 반면 목표 수익률이 높은 사람들은 주식이나 원자재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달 공개한 ‘대한민국 웰스리포트 2024′에 따르면,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 중 목표 수익률이 5~10%라고 답한 사람이 47%로 가장 많았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예금, 채권, 한국·미국·중국 주식, 원자재(원유), 귀금속(금), 부동산(전국 주택·서울 아파트) 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기대 수익을 추정한 결과 미국 주식(S&P 500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이 14.4%로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평균 7.5% 올라 그 뒤를 이었고, 금이 6.9%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의 연평균 수익률은 2.8%에 그쳐 채권(2.8%)이나 예금(2.0%)과 큰 차이가 없었다. 코스피의 변동성은 17.1%로 예금이나 채권보다 높다. 미국 주식이 한국과 중국의 수익보다 훨씬 높으면서도 변동성은 11.5%였는데, 이것과 비교된다.
◇펀드 활용으로 투자 대상, 기간 분산
은퇴 자산 준비를 위해 투자 자산을 편입하고 싶지만 예기치 못한 변동성이 부담스럽다면 펀드를 활용해서 투자 대상과 투자 기간을 분산할 수 있다. 여러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를 분할 매수하면 대상과 시기 모두 분산하면서 위험을 낮추고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 펀드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자산 운용 회사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운용 결과에 따른 수익이나 손실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펀드 매니저가 투자자를 대신해 투자하고, 투자자는 이 대가로 비용을 지불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펀드 시장 규모는 사상 최초로 설정액 기준 1000조원을 넘었다. 2004년 187조원에서 20년 동안 435% 성장한 것이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 펀드가 전체 펀드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그 숫자는 4600개가 넘는다. 금융회사들은 추천 펀드를 통해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상당수 추천 펀드는 이미 현재 투자 수익률이 상위 펀드인 경향이 있다. 투자 결정을 하기 전 현재 성과만 보기보단 펀드 추천 사유를 꼼꼼히 확인하고, 지금이 고점은 아닌지 향후 전망은 괜찮은지 따져봐야 한다.
◇장기 수익률 확인… 투자 비용도 고려
펀드를 고를 때는 단기 성과뿐 아니라 설정 이후에 비교 지수보다 일관되게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는지가 중요하다. 펀드 평가 업체가 부여한 평가 등급도 객관적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평가 등급은 펀드식 수익률과 변동성을 동시에 고려해 순위를 매긴다. 상위 10%가 최고 등급인 평점 5개, 11~33%는 4개, 34~67%는 3개, 68~90%는 2개, 91~100%는 1개 순이다. 펀드 규모도 고려 대상이다.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으로 지나치게 적거나, 1조원 이상으로 비대한 펀드도 효율적인 자산 운용이 어려울 수 있다. 펀드의 과거 수익률, 설정일, 설정액, 평가 등급, 수수료와 보수, 펀드 포트폴리오, 투자 설명서 등의 데이터는 판매사와 운용사,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금융감독원 펀드 정보 원클릭(one-click) 시스템, 에프앤가이드, 펀드 닥터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펀드에 투자할 때는 비용 역시 중요한 요소다. 은퇴를 위한 투자는 장기 투자이기 때문에 적은 수수료 차이도 미래 수익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비용은 수수료와 보수로 구분된다. 수수료는 펀드 매수와 환매 관련해 한 번 지불하는 비용이고, 보수는 펀드를 보유하는 기간 내내 지불한다. 예를 들어, 수수료가 있지만 총보수가 비교적 낮은 ‘A형’과 수수료는 없지만 총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C형’ 가운데 무엇이 유리한지는 투자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그래픽 참조>. 장기 투자 시에는 선취 수수료가 있더라도 총보수가 저렴한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