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키위와 수입 키위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세계 키위 종주국 뉴질랜드의 키위는 달다. 반면 국산 키위인 참다래는 신맛이 난다. 그런데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 신맛이 아니다. 입에 넣는 순간 침샘이 폭발하는 산뜻한 신맛이다.
국산 키위가 세계 키위 시장에 상큼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요 거점은 전라남도 순천과 제주다. 골드 키위의 성지 순천연합공동사업법인의 민대원 팀장(40)과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의 고혁수 대표(50)에게 우리나라 키위를 들었다.
◇델몬트도 반한 국산 키위의 저력
2010년 설립한 순천연합공동사업법인은 과실전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다. 연 매출 480억원 규모로 매실, 배, 키위를 주로 다룬다. 연간 키위 생산량은 1000t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GAP 인증을 받은 사업장이다. GAP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농산물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 시행되는 국제적 농산물 규격제도를 뜻한다.
- 전남 지역의 키위가 유명한 줄 몰랐습니다.
“최고 인기 품종은 골드 키위인 ‘해금’입니다. 통통한 과육의 부드러운 식감과 살짝 산미가 도는 단맛이 일품이죠. 비타민C,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엽산 등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해금의 80%는 전남에서 재배합니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해 농가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면서 품질을 향상했어요. 대한민국우수품종상에 선정돼 대통령상도 받았습니다.”
- 품질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수확기에 농가를 일일이 방문해서 키위의 경도와 당도, 색상을 확인합니다.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언제 수확하는 게 좋을지 조언하죠. 이후 잔류농약 검사를 하고, 농가별로 코드를 부여해서 유통합니다. 문제 발생 시 어떤 농가의 제품인지 추적할 수 있죠. 까다로운 잣대를 요구하니 원성을 들을 때도 있지만, 품질을 위해선 어쩔 수 없어요.”
-생산한 키위는 어디로 유통하나요.
“‘하누리네’, ‘상큼애’ 브랜드로 유통합니다. 일부 제품은 델몬트의 PB상품으로 납품합니다. 한국델몬트후레쉬프로듀스와 제휴를 맺었죠. 수출도 해요. 레드 키위는 빨간색을 좋아하는 홍콩으로, 골드 키위는 일본과 인도네시아로 보냅니다. 일본은 매년 순천 키위 3종을 100t씩 수입하는 단골손님입니다.”
-맛있는 키위 고르는 팁 좀 알려주세요.
“골드 키위는 표피가 진한 게 좋습니다. 햇빛을 많이 받은 개체거든요. 그만큼 달고 맛이 깊죠. 꼭지 부분을 보면 후숙이 잘 됐는지 알 수 있어요. 살짝 주름이 생겼을 때가 먹기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해금’이라는 이름은 생소할 텐데요. 한번 드셔 보세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개량한 품종이라 혀에 착 달라붙을 겁니다.”
◇한국 키위 수출의 거점 제주도
제주도 역시 국산 키위의 중심지다. 온화한 제주 기후는 아열대 과일인 키위 재배에 적합하다. 2008년 설립된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은 제주 지역 230개 농가가 재배한 그린 키위, 붉은 키위, 골드 키위의 공동 선별과 유통을 담당한다. 115m2(약 35평) 규모의 저온저장고 8곳을 갖췄다.
연 생산 규모는 1300t이다. 효자상품은 골드 키위 ‘한라스위트’ 종으로 매년 800t 생산한다. 수출도 한다. 작년 500t의 키위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몽골, 대만,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보냈다.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의 설립 취지가 궁금합니다.
“법인 설립 전 제주 지역의 그린 키위 시장은 상인이 주도했어요. 농민들은 힘이 없었죠. 본격적인 골드 키위 보급을 앞두고 농민 중심 조직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산지에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어야 농민에게 유리하거든요. 공동 선별과 유통을 해야 농가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한라 스위트는 어떤 품종인가요.
“2014년 농촌진흥청에서 품종 등록한 골드 키위인데요. 정확한 품종명은 스위트골드입니다. 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이 전용실시해서 한라스위트 상표로 유통하고 있죠. 무게 70~100g, 평균 당도 16~20브릭스로 녹황색의 과육이 특징입니다. 글로벌, 국내 GAP 인증을 받았고요.”
-수출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체계적으로 수출을 관리하기 위해 2022년 한국키위수출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전국의 키위 수출 법인을 통합한 조직이죠. 작년에 개척한 대만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만 수출 전용 농가를 육성해서, 100t 이상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대만 시장의 방제법 적용 교육 등 기술적인 지원을 하고 있죠. 이런 노력 덕분에 2020년 수출농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수출에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600t, 향후 5년 내에 1000t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 키위는 샌드위치 신세입니다. 위로는 제스프리, 아래로는 중국산 저가에 낀 상태죠. 하지만 품질면에서는 제스프리에 뒤처지지 않습니다. 홍보와 마케팅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마케팅을 강화해서 대만과 일본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