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소세를 보이던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지난해 반등해 2000억원에 가까워졌다. 1인당 피해액은 1700만원을 넘어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온라인 비대면 대출이 쉬워지면서 보이스피싱범이 있는 돈만 뜯어내는 게 아니라 대출까지 받게 해 거액을 가로채는 수법이 늘어났다는 게 금융 당국의 분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35% 증가했다. 연간 피해액은 2019년 6720억원을 찍고 꾸준히 감소해 2022년 1451억원까지 떨어졌는데 다시 늘었다. 피해자 수는 1만1503명으로 1년 전보다 10%쯤 줄었지만, 고액 피해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1억원 이상 초고액 피해자(231명)와 1000만원 이상 고액 피해자(4560명)가 1년 전보다 각각 70%, 29% 늘었다.
1인당 평균 피해액은 1710만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2019년(1330만원) 이후 감소 추세였다가 지난해 반등해 역대 최고를 찍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기 수법이 고도화되고 비대면 대출이 편리해지면서 대출까지 받게 해 거액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늘었다”고 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와 60대 이상이 여전히 절반 이상(65%)을 차지했다. 하지만 20대 이하와 30대의 피해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회 초년생인 20대 이하 피해자는 85%가 정부기관 사칭 수법에 당했고, 대출이 많은 30~40대는 열에 서너명 꼴로 금융회사를 사칭한 저금리 대환 대출 등에 속았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상시 자체 점검을 의무화하고, 동부지검 합동수사단·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