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세대별로 나눠 다른 방식으로 운용하자는 국책연구원의 제안이 나왔다. 저출산 심화에 따른 연금 고갈과 미래 세대의 과도한 부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강구·신승룡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두 연구위원은 기존 국민연금 제도를 남겨두되 미래 세대를 위한 신(新)연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세대가 내는 돈은 기존 국민연금 계정에 넣지 말고, ‘새 부대’에 담자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미래 세대는 소득의 15.5%(보험료율)를 내면 노후에 매달 생애 평균 월소득의 40%(소득대체율)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9%다. 하지만 신연금을 도입하지 않고, 40%의 소득대체율을 계속 이어가려면 보험료율을 현재의 4배인 3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 두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저출산·고령화로 30년쯤 뒤에는 국민연금 적립금이 모두 고갈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연금 제도하에선 가입자가 낸 보험료와 기금 운용 수익을 합한 금액이 사망 시까지 받는 연금 지급액과 같게 된다. 기존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평생 낸 돈(운용 수익 포함)보다 노후에 받는 돈이 가입 기간에 따라 최대 2배 가까이 많게 설계돼 있다.
문제는 신연금을 도입할 경우 구(舊)연금의 적립금이 훨씬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두 연구위원은 “구연금의 재정 부족분은 일반재정이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분석에 따르면 신연금 도입 시 2046년부터 구연금이 고갈되는데 이후 13년간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 당장 이런 방식의 연금 개혁을 할 경우, 구연금 재정 부족분의 현재 가치는 올해 기준 609조원으로 추산됐다. 단, 개혁이 5년 미뤄지면 재정 부담은 869조원으로 260조원이나 불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