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나 동영상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광고라는 사실을 숨기고 제품을 홍보하는 이른바 ‘뒷광고’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뒷광고란 돈을 받고 광고하는 사람이 광고라는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마치 순수한 이용 후기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는 걸 뜻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뒷광고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당국의 제재가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뒷광고가 적발될 경우 플랫폼은 처벌하지 않고 게시자만 제재하는 현행법이 허술하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3~12월 주요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을 점검한 결과, 뒷광고로 의심되는 게시물 2만5966건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1년 전보다 23% 늘어난 수치다. 소셜미디어 플랫폼별로 보면, 인스타그램이 1만3767건(53%)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네이버 블로그(1만1711건), 유튜브(343건), 네이버 포스트·카페 등 기타(145건) 순이었다.
적발된 유형은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위치 부적절’(42%·중복 포함)이 가장 많았다. 광고라는 사실을 밝히긴 했지만, 소비자가 쉽게 볼 수 없는 위치에 표시한 것이다. 예를 들어 광고 문구를 첫 화면이 아니라 ‘더 보기’ 버튼을 클릭해야 보이도록 하는 식이다.
‘표현 방식 부적절’도 31%에 달했다.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없는 작은 문자나 흐릿한 이미지로 광고라고 표시한 것이다. ‘체험단 후기’나 ‘단순 선물’ 등의 문구를 사용해 광고라는 사실을 잘 알아차릴 수 없게 한 사례도 있었다. 다만 광고라는 사실을 아예 표시하지 않은 유형(미표시)은 9.4%로, 2년 전 조사 때(35.3%)보다 상당폭 줄었다. ‘뒷광고’를 금지하는 ‘표시·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이 2020년 9월부터 시행된 영향이라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대가를 받고 작성한 음식·제품에 대한 콘텐츠를 마치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인 것처럼 조작하는 것은 사기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뒷광고 근절을 위해 제작자와 광고주뿐 아니라 플랫폼 업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뒷광고가 적발돼도 플랫폼 업체와 업자가 아닌 개인 제작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감안하면 ‘법의 공백’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업체들은 각종 광고성 콘텐츠가 많이 올라와서 인기를 끌수록 돈을 버는 구조”라며 “방송사들이 잘못된 광고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처럼 뒷광고에 대해 플랫폼 업체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