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하며 장기 보관되어 있던 술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야구에 진심이었던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1994년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자며 일본 오키나와에서 공수해온 아와모리 소주다. 그런데, LG트윈스의 세 번째 우승이 계속 미뤄지면서 예상치 못하게 29년 묵은 소주가 만들어졌다. 과연 이 소주를 마셔도 되는 걸까?
◇최대 80도까지…도수 높은 아와모리 소주
우선, 이 질문의 답을 얻기 전 아와모리 소주의 특성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 아와모리 소주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전통주다. 쌀로 만드는 증류주지만, 오키나와 쌀로 만들지는 않는다. 안남미라고 하는 태국 쌀을 쪄서 만든다. 여기에 검은 누룩효모를 넣어 발효시킨 후 이를 그대로 증류해 항아리나 오크통에서 숙성시킨다.
도수는 20도에서 80도까지 다양한데, 25도 이상 높은 도수의 소주가 많다. 이 때문에 한국식으로 작은 잔에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보다는 대체로 오키나와 유리잔에 따라 얼음에 섞어 마신다. 장기 숙성한 아와모리 소주일수록 가격이 오르는데 100년 이상된 것도 있다.
◇전문가 “30년 지나며 더 부드러워졌을 것, 아쉬운 건 보관방법”
전문가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아와모리 소주의 특성상 장기 저장했어도 마시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 균도 생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술이 상할 가능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양조공학 전공 류충호 경상국립대 식품공학부 명예교수는 14일 조선닷컴에 “도수가 높은 위스키도 30년 지나면 오히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지 않느냐”며 “해당 아와모리 소주도 29년 숙성되면서 오히려 더 부드러운 맛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류 교수는 LG챔피언스파크 숙소 사료실에 보관되어 있던 아와모리 소주가 원래의 향과는 조금 달라졌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잘못된 보관 방법 때문이다. LG야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처음 구입한 소주는 세 통이었으나 몇 년 전 4L짜리 항아리 한 통에 합쳤다. 잠실구장 LG구단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소주를 이천으로 옮길 때 술이 조금씩 증발해 항아리가 많이 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현재 소주는 항아리의 4분의 3 정도 남아있다고 한다.
류 교수는 “술을 한번 개봉해서 보관하는 건 좋지 못한 방법”이라며 “병에 꽉 채워서 보관했다면 좋았겠지만, 항아리에 공간이 있다면 그 공기에 의해서 산화 반응이 일어나 술의 향이 살짝 바뀔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마시는 데 문제는 없다”며 “옆에 있으면 저도 한번 맛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