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498포인트 내린 2447.99에 개장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원 오른 1355.0원에 개장했다./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원화, 엔화 등 다른 통화의 가치가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은 연중 최고 기록이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 6.5원 급등해 1355원으로 출발하기도 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환율이 특별한 요인 없이 투기적인 게 심해지거나 쏠림 현상으로 불안 현상이 나타날 경우 당국은 시장 대응을 할 것”이라고 구두 개입에 나섰다. 그 때문에 환율 상승 폭이 줄었지만, 약세 흐름을 되돌리진 못했다.

일본 엔화 가치도 기록적인 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 26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49.1엔을 돌파,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0엔을 넘어서며 3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는데,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 재돌파가 다시 눈앞이다.

그래픽=백형선

미국의 ‘고금리가 더 오래 갈 것(higher for longer)’이란 신호의 여진이 계속되는 것이다. 미 연준은 지난 20일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유지하면서도, 내년 말 금리 전망을 종전보다 0.5%포인트 높은 5.1%로 예상했다. 이에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상승하고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한때 연 4.56%를 기록,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 엔화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6.27로 두 달 사이 5%가량 급등했다.

가뜩이나 커진 시장 불안을 부채질하는 주요 인사들 발언도 이어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25일 인도 매체인 타임스오브인디아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7%로 올릴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경고했다.

닐 카시카리 미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26일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이상 인상해야 할 확률을 40%로, 한 차례 인상 뒤 장기간 이 수준을 유지할 확률을 60%로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