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체 ‘무신사’가 신사옥을 지으면서 직장 내 어린이집을 설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직원 1500명 규모인 무신사는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이지만, 임원이 ‘어린이집 운영비보다 벌금이 싸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됐다. 게다가 재택근무 축소 방침까지 밝히면서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서울 성수동에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신사옥 ‘무신사 캠퍼스 E1′을 지으면서 사내 어린이집을 조성할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기존에 어린이집으로 고려했던 3층 공간은 사무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무신사 측은 실수요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보육 대상 자녀가 있는 직원 93명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했을 때 올해 입소를 희망하는 직원이 7명이었다고 한다. 어린이집 설치 및 운영 비용은 연 1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상시직원이 500명 이상이거나 상시 여성직원이 3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거나 지역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맺어 근로자 자녀의 보육을 지원(위탁 보육)해야 한다. 직원이 1500명에 이르는 무신사 역시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이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미이행한 사업장의 경우 지자체장은 1년에 2회 이행명령을 내리고 미이행시 매회 1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이행 실태조사에 응하지 않은 사업장에도 1억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보건복지부에서 공개한 2022년 12월말 기준 실태조사에서 무신사 측은 직장내 어린이집 설치 계획을 밝혀 미이행 사업장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고위 임원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임원 A씨는 지난달 30일 직원들과 온라인 미팅에서 “회사 구성원 50% 이상이 누리는 것이 복지인데, 어린이집은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이 누리는 복지” “벌금을 내야 하지만, 벌금이 (운영비에 비해) 싸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무신사 측은 직장내 어린이집 대신 위탁보육 방식을 택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행 강제금(벌금)이 적다는 이유로 어린이집을 무효화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보육 대상 자녀가 있는 모든 직원에 대해 위탁 보육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향후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어린이집 설치를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임원 A씨의 발언에 대해서는 “보편적 복지를 지원하는 것이 효과 뿐만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낫다는 점과 강제 이행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자극적일 수 있는 일부 표현이 발췌돼 알려진 상황”이라고 했다.
주 2회 재택근무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반차를 사용하는 ‘얼리프라이데이(Early Friday)’ 등 무신사 대표 근무제도를 축소하는 방침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무신사 채용공고를 보면, 한달여 전에는 ‘주 2회 재택근무 상시화’ ‘월 1회 Early Friday 운영’이 언급돼있었으나, 최근 올라온 공고에는 이 부분이 사라져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 관련 글과 리뷰에는 “그나마 장점인 재택근무와 얼리 프라이데이가 사라진다” “불과 2개월 전에 재택근무 홍보했는데 취업 사기 아니냐”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복지가 사라지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다” “갑자기 윗선 내키는 대로 일방적으로 통보함” 등의 반응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는 두 제도가 유지 중이지만, 오는 10월경 근무 방식이 변경될 예정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아예 폐지하는 건 아니다. 대면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부서나 업무별로 탄력적으로 재택근무제를 운영할 것”이라며 “얼리 프라이데이는 현재 변경 방식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