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들이 지나는 모습./뉴스1

올 2분기(4~6월)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숫자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추락해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는데 올해는 0.7명 선마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분기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한 작년 4분기(0.7명)와 같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연도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부터 봤을 때도 분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합계출산율은 0.76명을 기록했다. 통상 출생아 수는 연초에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상고하저(上高下低) 추세를 보인다. 인구학 전문가인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올 1, 2분기 추이를 봤을 때 작년보다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0.7명대나 0.6명대 모두 인구 전문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숫자”라고 했다.

올 6월에 태어난 출생아는 1만8615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 줄었다. 1981년 월간 통계를 작성한 이래 6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출생아 수는 2022년 10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사망자는 2만6820명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다. 한국 인구는 2019년 11월부터 44개월째 자연 감소 중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8명이다. 프랑스(1.8명), 미국(1.66명), 영국(1.53명), 일본(1.3명) 등 한국(당시 0.81명)을 제외한 37국이 모두 1명 이상이다.

2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혼인 건수도 줄어드는 추세라 출산율 방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 상반기 혼인 건수는 10만1704건으로 1년 전보다 9.2% 증가했지만, 1981년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셋째로 적다. 2021년 상반기(9만6263건)와 작년 상반기(9만3107건) 등 코로나 시기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약간 반등한 것에 불과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혼인 건수가 소폭 반등했는데, 반등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젊은 층의 혼인 기피로 혼인 건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했다.

결혼을 하더라도 늦게 하는 만혼(晩婚) 풍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아이를 갖게 된 아빠 중 20대가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20대 아빠(8.9%)는 열 명 중 한 명꼴인 반면 30~40대 아빠(90.2%)가 대부분이었다. 연령대별 비율을 보면 30대 후반(37.9%)이 가장 많았고, 30대 초반(34.8%), 40대 초반(14.7%) 순이었다. 20대 아빠 비율은 2021년 9.5%를 기록해 처음 10%대 밑으로 떨어졌다. 엄마의 경우 20대가 15.9%, 30대가 75%를 차지했다.

출생아 아빠의 평균 연령은 36세로 집계돼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34세) 이후 가장 높았다. 첫째 아이를 낳은 아빠의 평균 연령은 35.3세로 마찬가지로 가장 높았다. 엄마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5세로 해마다 오르는 추세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이라는 것은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전 과정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