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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해운 업계가 먼바다를 항해하는 배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도입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배를 타겠다는 청년이 없다 보니, 청년들에게 필수재로 여겨지는 초고속 ‘와이파이’까지 공급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것이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해운협회와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등 해운업 노사 양측은 스타링크 도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선원 일자리 혁신 방안’에서 선박에 초고속 인터넷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관련 절차의 일환이다.

현재 대부분 선박은 소형 안테나를 통해 기존 고위도 위성망에 접속하는 장비인 ‘VSAT(Very Small Aperture Terminal)’을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사용 등엔 문제가 없지만, 동영상을 보거나 영상통화는 못 한다.

반면 스타링크는 지면에서 550㎞가량 떨어진 저궤도 위성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바다 위에서도 고화질 영상을 시청하거나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다만, 스타링크 사용료는 1TB당 1000달러(약 134만원) 안팎 고가로 알려졌다. 해운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사들도 유사한 서비스가 있지만, 지금으로선 스타링크에 비견할 만한 서비스가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국적 선원 수는 지난 2000년 5만9000명에서 작년 3만2000명으로 줄었다. 게다가 60세 이상 선원의 비율이 44%에 달할 정도로 청년 선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정부가 지난달 먼바다로 나서는 선원들의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를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워라밸’을 중시하는 청년들을 사로잡으려면 초고속 인터넷 연결도 빼놓을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튜브도 못 보는 배에 타겠다는 청년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스타링크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아 사업자등록도 안 된 상태고, 국내 서비스를 대행할 회사도 정해지지 않았다. 해수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는 제반 제도들을 다져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