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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일론 머스크의 흥미로운 소식들과 함께 행복한 주말 속으로 뛰어들 준비 되셨나요!
이번 주 일론 머스크의 사건사고를 통솔하는 키워드는 ‘정치’입니다. 미국 공화당의 2024년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 주지사의 공식적인 ‘윙맨(wingman·바람잡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죠. ‘스타 기업인’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해 디샌티스를 밀어줄 생각이었지만, 초장부터 삐걱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역시 머스크는 무엇 하나 조용히 지나가는 법이 없달까요. 그런가 하면 머스크는 인공지능(AI)가 인류를 절멸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각국 정부가 AI를 규제해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대만의 반발을 사기도 했죠. 어김없이 시끌벅적한 머스크의 한 주, 함께 살펴보시죠.
◇#디재스터, #디재스터!
‘Failure to launch(발사 실패)’. 사라 제시카 파커와 매튜 맥커너히가 나온 2006년작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제목입니다. 24일(현지시각) 트위터에는 갑자기 이 오래된 영화의 포스터의 남녀 주인공 얼굴을 일론 머스크와 론 디샌티스 주지사의 얼굴로 합성한 ‘짤’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이 짤에 달린 해시태그는 다음과 같았죠. ‘#DeSaster(디재스터)’. 재난을 뜻하는 ‘Disaster’과 론 디샌티스(DeSantis)의 이름을 합성한 단어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날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6시. 트위터의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터 스페이스’에는 공화당 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를 자처한 디샌티스 주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 라이브 방송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를 공식 지지한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서 행사 소식을 알리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대선 출마 행사가 열리기는 처음”이라고 자랑도 했죠. 덕분에 대선 출마 선언을 구경하려 60만명이 넘는 사람이 한날 한시에 트위터로 몰려들었습니다. 문제는…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린 탓에 서버 장애가 일어나면서 라이브가 제대로 송출되지 않는 ‘대형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죠.
말 그대로 ‘재난(디재스터)’였습니다. ‘천재 공학자’인 머스크가 직접 야심차게 기획했던 출마 행사가 그 무엇도 아닌 기술문제로 체면을 구기다니요. 머스크와 디샌티스의 대담 형식으로 기깔나게 시작해야 하는 대선 출마 장면이 버벅거리고, 많은 사람들이 접속조차 못하는 상황이 25분이나 지속됐다니요! 머스크도 머쓱하고 화가났는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시스템이 복구 된 후에 이를 시청하는 사람은 원래의 절반도 안되는 27만 5000명 정도로 줄어들었죠. 스페이스X를 통해 로켓을 심심찮게 쏘아 올리는 머스크라서 그럴까요. 트위터는 방송 전 대기 문구를 로켓 발사 상황이 연상되는 ‘Preparing to launch(발사 준비)’라는 문구를 위트있게 썼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대실패. 트위터에 머스크를 조롱하는 ‘Failure to launch(발사 실패)’와 ‘#DeSaster’가 트랜드를 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각에선 이런 재난이 예견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 75%를 해고하면서 전산 시스템이 기술적 결함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죠. 대선 출마 선언과 같은 대형 행사를 준비하면서 기술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내부 직원을 폭로도 나왔습니다. 머스크, 이번에는 아무래도 망신살을 피하기가 어려워 보이네요.
머스크는 왜 디샌터스를 지지할까요. 머스크는 오바마·바이든에 투표해왔던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코로나 이후 공화당 지지자로 선회했습니다. 그렇다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머스크의 한 측근은 NBC방송에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론 공화당의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관심 있는 것은 미래이고, 다시 (공화당이) 이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 역시 트위터를 대선 캠페인 핵심 근거지로 삼는 전략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린 머스크와의 동행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인류, AI에 절멸(絶滅)될 것인가
폭발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생성형 AI에 대해 경고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머스크도 ‘AI위험론’의 대표주자죠. 지난 23일 그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영국 런던에서 주최하는 ‘CEO 카운슬 서밋’ 행사에 화상으로 참여해 각국 정치권의 AI규제를 촉구했습니다. 그의 발언들을 살펴볼까요?
이날 머스크는 “AI가 인류를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절멸시키거나 성장을 제약할 위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대체적으로 문명은 견고하고 그 무엇에 의해서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가정하는데, 이건 역사적으로 무너지기 직전의 제국들에서 나타났던 정서”라며 “지금은 제국 말기의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했습니다. 인류 문명이 AI의 침략으로 한 순간에 몰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죠.
그는 특히 AI가 군사 부문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그는 “정부가 AI를 사용할 첫번째 분야가 ‘무기’라고 생각한다”며 “AI는 전장에서 어떤 인간보다 더 빨리 반응할 수 있고, 미래에는 드론을 운용할 능력이 있는 나라 사이의 전쟁은 ‘드론 전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집적 총을 들고 전투를 하는게 아니라, AI기술이 활용된 드론 부대 끼리의 충돌이 전쟁의 기본 양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면서 “AI가 인류를 전멸시킬 가능성을 작지만, 제로(0)는 아니다”라며 AI에 대한 정부 규제를 해야 한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비슷한 얘기를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머스크와 마찬가지로 CEO 카운슬 서밋에 참석한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24일 AI가 인간에 실존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죠. 그는 “실존적 위험이란 매우 많은 사람이 AI로 인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것을 뜻한다”며 “우리는 AI가 악한 사람들에게 악용되지 않게 할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AI가 악용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비즈니스적 분야에서는 AI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근엔 구글·MS에 대항하기 위한 AI기업 X.AI 설립하기도 했죠. 어떻게 하면 AI에서 편리함은 최대한으로 취하되, 터미네이터 같은 군사 무기로 둔갑하는 미래를 막을 수 있을까요. 이런 고민을 안고 AI규제에 대한 논의는 이제 겨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대만 외교부장에 한 소리 들은 머스크
지난 21일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일론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대만 외교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만을 흡수하려는 중국의 팽창주의 정책은 국제 질서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머스크는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죠. 무슨 일일까요?
앞서 머스크는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나라 두가지 시스템) 정책을 고수하는 것에는 불가피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공식 정책은 대만과 중국이 합쳐져야 한다는 것”, “중국은 대만은 자국의 일부라 보고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수복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된다”고 하기도 했죠. 마치 중국이 대만을 흡수통일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이를 지지한다는 발언처럼 읽히는 내용이었습니다. 전체 인터뷰의 맥락을 봤을 때 머스크는 “중국과 대만이 전쟁이 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이미 여론은 불바다가 된 이후였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역시 머스크의 발언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8일 ‘일론 머스크: 대만은 통합되어야 한다’는 제목을 게재했습니다. 이번 발언과 함께, 지난해 10월 머스크가 대만 문제에 대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만 특별 행정 구역을 마련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던 말까지 합쳐 머스크가 중국의 대만 흡수를 지지하는 것 처럼 기사를 내보낸 것입니다.
어찌 보면 머스크가 오해를 살만한 발언을 한 것이 맞기도 합니다. 대만 인터넷에서는 ‘테슬라를 불매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와글와글했죠. 머스크는 무엇보다 ‘표현의 자유’를 신봉한다고 하죠. 그런 그가 이와 같은 민감한 주제에 조금이라도 발언을 심사숙고하는 날이 과연 올지 궁금해집니다.
오늘 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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